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24시즌 첫 홈런을 때려내며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앞에서 빅리그 선배다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김하성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3득점 1볼넷을 기록, 샌디에이고의 13-4 대승을 이끌었다. 김하성은 전날까지 0.167였던 시즌 타율을 0.273(22타수 6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시즌 첫 홈런을 치며 5번 타자에 걸맞은 타격을 보여준 게 고무적이다.
1회 말 2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나선 김하성은 상대 투수 달튼 제프리스의 커브를 공략해 왼쪽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가 6-0으로 앞선 2회 말 2사 1·3루 득점 기회에서 점수 차를 벌리는 홈런을 터뜨렸다. 제프리스가 초구로 구사한 몸쪽(우타자 기준) 체인지업을 당겨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타구 결과를 알 수 있었다. 비거리는 357피트(108.9m)로 측정됐다.
지난 시즌(2023) 홈런 17개를 치며 MLB 커리어하이를 찍은 김하성은 비시즌 동안 체중을 7㎏나 늘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화해 장타력 보강을 준비했다. 그러면서도 민첩성이 떨어지는 걸 경계하며 꾸준히 러닝을 소화했다. 시범경기 5번째 출전이었던 지난달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홈런을 치며 겨우내 흘린 땀의 성과를 보여줬다. 지난달 18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서울시리즈 스페셜 게임에서도 홈런 2개를 쳤다.
개막 뒤에는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3월 20·21일 출전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1·2차전에서 무안타에 그쳤고, 29일부터 전날까지 치른 홈 개막전 첫 3경기에서도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4차전 두 번째 타석에서 대형 아치를 그렸다.
전날 3차전에서 이정후가 MLB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내며 활약하는 모습을 반대편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던 했던 김하성은 하루 만에 자신이 왜 샌디에이고 중심 타선에 포진돼 있는지 보여줬다.
김하성은 3회 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이 경기 3번째 출루를 해냈다. 이어 샌디에이고가 12-4로 앞선 8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샌프란시스코 '내야수' 타일러 피츠제럴드의 2구째를 받아쳐 중견수를 맡고 있는 이정후 앞으로 흐르는 2루타를 치며 장타 1개를 더 추가했다.
경기 뒤 김하성은 홈런 상황을 복기하며 "초구에 적극적으로 치려고 생각했는데, (상대 투수의) 실투가 나왔다. 2아웃 득점권 상황이었는데 득점을 올려 기분이 좋다. "라면서도 "(앞으로) 경기가 많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1번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킹과의 세 차례 승부에서 모두 볼넷 3개 얻어내며 탁월한 선구안을 보여줬다. 투수가 싱커·슬라이더·스위퍼를 두루 사용하며 변화구 승부를 했지만, 이정후는 말려들지 않았다. 그가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공에 배트를 낸 건 4회 초 5구째 포심 패스트볼 1개가 유일했다.
경기 뒤 이정후는 "오늘 상대 선발 투수(마이클 킹)가 많은 구종을 던졌다. 첫 타석에서 어느 정도 구종 파악이 끝나서 잘 참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6일부터 무대를 오라클 파크로 옮겨 다시 3연전을 치른다. 김하성은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정후를 만나면 또 재미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