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 진출 뒤 두 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의 자존심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정후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출전,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이어 두 번째로 한 경기에 안타 2개를 쳤다. 볼넷 3개를 기록한 1일 샌디에이고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 출루도 해냈다. 타율은 종전 0.286에서 0.316로 올랐다.
이정후는 5회까지 시속 150㎞ 대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선발 투수 제임스 팩스턴을 상대했다. 통산 64승을 거둔 투수다. 그런 팩스턴을 상대로 첫 타석부터 깔끔한 안타를 기록했다. 1회 초 첫 타석에서 2구째 높은 코스 151.9㎞/h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날카로운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0-3으로 지고 있던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팩스턴의 바깥쪽(좌타자 기준) 높은 코스 149.8㎞/h 직구를 때려내 타구 속고 165㎞/h 중전 안타를 생산했다.
이정후는 7회 초 다저스 두 번째 투수 조 켈리를 상대로는 2루 땅볼로 아웃됐다. 샌프란시스코가 2-8로 지고 있던 9회 초 무사 1루에서는 디넬슨 라네트의 3구째 가운데 슬라이더를 공략했지만, 잘 맞은 타구가 우중간 워닝트랙에서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잡히고 말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어진 공격에서 야수 실책으로 1·3루를 만든 뒤 호르헤 솔레어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했지만, 2사 뒤 나선 맷 채프먼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패했다.
이날 경기는 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이정후의 한일 자존심 대결이 처음으로 열려 기대를 모았다. 오타니는 1회 말 선두 타자 무키 베츠가 3루타를 치며 출루한 상황에서 첫 타석에 나서 샌프란시스코 투수 키튼 윈을 상대로 희생플라이로 선취 타점을 올렸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1사 1루에서 윈과 두 번째 승부를 펼쳐 우전 2루타를 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열었다. 다저스는 후속 프레디 프리먼이 적시타를 치며 1점 더 달아났다. 오타니도 이어 나선 윌 스미스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오타니는 이후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이정후가 개인 성적에서는 밀리지 않았지만, 팀 승리로 웃은 건 오타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