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그 4경기째 침묵하며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비상 신호가 켜졌다. 특히 이날 20개 이상의 슈팅을 허용하며 관련 부문에서 굴욕적인 기록을 이어갔다.
맨유는 1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2023~24 EPL 33라운드에서 2-2로 비겼다.
맨유는 이날 도미닉 솔란케에게 선제 실점한 뒤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득점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곧바로 저스틴 클라위버르트에게 추가 실점하며 1-2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전반 슈팅 기록은 본머스가 12개로, 맨유(5개)에 크게 앞섰다. 빅 찬스 역시 본머스가 3차례나 기록하는 등 사실상 경기를 주도했다. 맨유는 전반 추가시간 페르난데스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 구석을 강타하는 불운까지 있었다.
맨유는 후반 18분 코비 마이누의 슈팅이 굴절 끝에 애덤 스미스의 손에 맞으며 페널티킥(PK)을 얻었다. 이를 페르난데스가 오른쪽으로 차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후로도 본머스의 슈팅 세례는 이어졌다. 본머스의 후반 8개 슈팅은 모두 박스 근처에서 이뤄진 것으로, 맨유는 연이어 불안한 수비력을 노출했다.
본머스는 추가시간 막바지 PK를 얻어내며 극장 승리 기회를 잡았는데, 비디오판독(VAR) 끝에 프리킥으로 정정됐다. 본머스가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맨유는 이날 90분 동안 20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에 따르면, 이는 맨유의 올 시즌 14번째 슈팅 20개 이상 허용 경기였다. 이는 EPL 빅6를 구성하는 다른 팀의 기록을 모두 합한 수치보다 월등히 높다. 맨유 다음으로 단일 경기에서 20개 이상의 슈팅을 허용한 건 첼시(3회) 리버풀·토트넘(이상 2회) 맨시티(1회) 순이다. 아스널은 올 시즌 단일 경기에서 20개 이상의 슈팅을 허용한 적이 없다.
맨유의 ‘자동문 수비’는 시즌 내내 지적돼 온 문제이기도 하다. 매체에 따르면 맨유의 올 시즌 슈팅 허용 개수는 574개로, 이는 이 부문 1위 루턴 타운(576개)에 단 2개 뒤진 수치다. 루턴은 강등권(18~20위)인 18위 팀이다. 맨유 다음으로 셰필드 유나이티드(569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531회) 등이 뒤를 잇는다. 셰필드는 리그 최하위이며, 웨스트햄은 리그 8위로 맨유와 단 1계단 차이다.
워낙 많은 슈팅을 허용한 탓에, 기대 실점 값도 59.97에 달한다. 이는 루턴, 셰필드에 이은 3위의 기록이다. 실제로는 48실점을 허용했으니,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의 활약이 돋보인다.
7위 맨유(승점 50)가 차기 시즌 UCL에 오르기 위해선 최소 리그 4위를 확보해야 한다. 잔여 6경기에서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0)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