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실컷 드세요"…유한준 은퇴식에 '커피차' 아닌 '콜라차' 등장한 이유
 프로야구 KT 위즈 유한준(41)의 은퇴식을 앞둔 14일 수원 KT 위즈파크. 1루 쪽 관중석 출입구 근처에 대형 '콜라 차'가 등장했다.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 차'는 이제 팬들의 흔한 응원 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콜라 차'는 다소 생소한 이벤트다.   커피 대신 '콜라'여야 했던 이유가 있다. 유한준은 현역 시절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했다. 몸에 해로운 건 입에 대지 않았다. 술은 아예 잘 마시지 못하고, 탄산 음료도 멀리했다.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만 술 대신 콜라를 조금 마시곤 했다는 일화도 있다. 콜라차를 준비한 팬클럽 '한준단' 회원은 "선수 시절 몸 관리 때문에 콜라를 못 먹었으니, 이제는 실컷 드셔도 된다는 의미로 콜라차를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팬들의 기발한 이벤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때아닌 '트럭 시위'까지 벌어졌다. 트럭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선 '유한준 은퇴 금지! 60살까지 현역에 도전하지 않은 이유를 해명하라'는 문구가 장난스럽게 적혀 있었다.   유한준은 이날 모처럼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에 왔다. 은퇴식을 맞아 구단이 새로 제작해 선물한 유니폼이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팬들과 함께하기 위해 주말인 토요일을 선택했고,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오랜 선수 생활을 한 점을 고려해 키움전으로 날짜를 잡았다.     유한준은 "은퇴하는 순간에는 꼭 유니폼을 입고 싶었다. 그런 시간이 허락돼 감격스럽다"며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뒤 스카우트팀, 데이터팀, 전력분석팀 등 여러 파트를 돌면서 일을 배우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이강철 감독님과 각 파트 프런트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수원 유신고 출신인 유한준은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넥센을 거쳐 2015년 고향팀 KT로 이적했다. 이후 팀의 중심 타선으로 활약하면서 2020년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과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활약했다. 우승 후 은퇴를 선언하고 구단 프런트로 새 출발했다.     유한준은 "히어로즈는 나를 좋은 선수로 성장시켜 준 팀이고, KT에 온 뒤 구단의 성장을 내가 함께하면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은퇴식 날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후배들이 계속 내가 누린 영광을 이어나가길 바라고, 그럴 거라고 확신한다"고 거듭 인사했다.     수원=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유한준 은퇴식 유한준 은퇴식 선수 생활 KT위즈 KT 콜라차 콜라
2022-05-14 17:44
'총체적 난국' KT, 응답하라 베테랑 투·박
KT 위즈 베테랑 '투박' 박경수(왼쪽)과 박병호의 투지가 필요하다. 사진=KT 위즈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는 지난주까지 치른 13경기에서 승률 0.231(3승 10패)을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렀다.     투수들이 잘 버틴 개막 1주 차엔 타자들이 부진했고, 타선이 살아날 조짐을 보인 뒤엔 선발진이 흔들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극심한 투·타 부조화에 "마치 팀 타격이 크게 가라앉았던 지난해 10월 흐름과 지금이 비슷한 것 같다"라고 했다.     KT는 지난해 70승에 선착한 10월 7일 이후 급격히 공격력이 떨어졌다. 17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5연패를 당하며 삼성 라이온즈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했다. '우승을 놓치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연패 기간 KT 타선의 평균 득점은 1.00점에 불과했다.     당시 막힌 혈을 뚫어낸 선수는 '맏형' 유한준이었다. 그는 10월 2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안타를 치고 2루를 향하며 한 차례, 후속 타자 장성우의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며 다시 한번 몸을 날렸다. 트레이너가 전력 질주를 금지할 만큼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유한준은 투혼을 보여줬다. KT는 이 경기 승리(스코어 6-0)로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삼성과의 타이 브레이커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퍼포먼스라도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선수가 있다. 에이스의 호투, 4번 타자의 홈런은 팀 분위기를 바꾼다. KT엔 부상을 안고도 허슬 플레이를 보여준 41살 노장이 있었다. 강백호, 고영표 등 젊은 투·타 주축들은 "유한준 선배님이 몸소 강한 메시지를 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유한준은 지난 시즌 종료 뒤 은퇴했다. 현재 KT 선수단 기둥은 다시 주장을 맡은 박경수(38)와 이적생 거포 박병호(36)다. 팀 위기에서 두 베테랑이 제 몫 이상 해줘야 한다. 좋은 성적뿐 아니라 투지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병호는 올 시즌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하다. 헛스윙을 연발하며 불리한 볼카운트를 자초한 뒤 4구 안에 삼진으로 물러난 타석만 10번이다. 타석당 투구수는 리그 평균(3.86개)보다 훨씬 적은 3.60개였다.     박병호의 선구안이 갑자기 좋아질 순 없다. 그러나 허무하게 물러나는 승부는 줄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큰 스윙이 아닌 커트(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스윙)를 해야 한다. 투지가 드러나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박병호는 끈질기고 집요한 승부로 투지를 보여줄 수 있다.     박경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신들린 호수비를 수차례 보여주며 KS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그는 지난 3일 삼성전 9회 초 수비에서 결정적인 포구 실책을 범하며 역전패 빌미를 줬다.     박경수는 컨디션 난조로 선발 출전마저 줄었다. 현재 박경수가 보여줄 수 있는 투지는 지난해 KS처럼 안정감 있는 수비로 투수를 지원하는 것이다. 맏형의 허슬 플레이는 KT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만들 수 있다.    박병호는 19일 LG 트윈스전에서 8경기 만에 타점을 올렸다. 박경수는 6회 말 만루 위기에서 고영표의 무실점 투구를 돕는 호수비를 보여줬다. KT는 두 베테랑의 활약 속에 리그 2위였던 LG를 5-0으로 잡고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4-20 06:59
배정대의 남다른 목표 설정, '롤모델' 유한준 영향
  선수들은 보통 이전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새 목표를 정한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거나, 저조했던 기록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대개는 더 높은 위치를 바라본다.   KT 위즈 주전 중견수 배정대(27)는 조금 다르다. 성적이 떨어진 쪽은 타격이다. 2020시즌 타율 0.289를 기록했지만, 2021시즌은 0.259였다. 장타율도 0.420에서 0.378로 낮아졌다. 하지만 배정대는 2022년 목표에 대해 "타격보다 (외야) 수비를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수비 기록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2020시즌 0.987였던 수비율은 2021시즌 0.991로 올랐고, 실책도 5개에서 3개로 줄었다. 13개였던 어시스트(보살·타자주자 또는 주자가 풋아웃을 당하는 데 기여한 야수에게 주어지는 기록)는 7개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강한 어깨를 보여줬다.     배정대는 "많은 선수가 매년 타격 기록에서 커리어하이를 노릴 것이다. 그러나 기량이 정체되는 시기를 겪는 것도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숫자에 너무 연연하기보다는 반드시 잘해야 하는 부분에 소홀하지 않으면서 내가 정말로 원하는 야구를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19시즌까지 백업 선수였던 배정대는 2020년 스프링캠프에서 크게 좋아진 타격 능력을 보여주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개막 후에도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은 이유는 분명 공격력 향상이다.     하지만 배정대는 수비력을 더 강조한다. 안정감 있게 KT의 가운데 외야를 지키는 게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한다. 수비력만큼은 리그에서 정상급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배정대가 타격 성적을 좇지 않게 된 배경이 있다. 지난해 은퇴한 '롤모델' 유한준을 수 년 동안 옆에서 지켜보며 어떤 자세로 야구를 해야 할지 정립했기 때문이다.     배정대는 "(유)한준 선배님은 결과나 성취도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목표한 야구를 걸어가셨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야구'를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한준은 화려하진 않지만, 헌신적인 자세로 팀을 이끈 선수다. 배정대는 그런 선배를 보며 누구나 자신만의 야구로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수비 강화를 첫째 목표로 내세웠다. 배정대는 "지난해 펜스 앞 플레이에 문제가 있었다. 보살도 100이닝에 1개꼴 정도 해내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타격도 소홀할 생각은 없다. 매년 전 경기 출장, 3할 타율 진입에 도전한다. 배정대는 "작년 타격 기록은 분명히 안 좋았다. '2년 차 징크스를 겪었다'며 가볍게 보지 않는다.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2022-01-21 06:59
'새 출발' 유한준 "박병호, 너무 부담 갖지 않길"
  KT 위즈 프런트로 새 출발에 나선 유한준(41)이 '후임' 박병호(36)를 향해 애정 어린 응원을 전했다.     유한준은 지난해 KT의 통합 우승을 이끈 후 은퇴를 결정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KT의 2022년 화두는 선수단의 리더이자 주전 지명타자였던 유한준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유계약선수(FA) '거포' 박병호를 3년 총액 30억원에 영입했다. KT는 박병호의 전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 내줘야 하는 보상금(22억5000만원)을 포함, 총 52억 5000만원을 투자한 것이다.   박병호는 계약 후 "유한준 선배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KT에는 경험 많은 고참 선수들이 많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생긴 좋은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유한준은 누구보다 박병호의 KT 입단을 반겼다. 이들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키움에서 함께 뛰었던 사이. 유한준은 "내가 알고 있는 (박)병호는 정말 성실한 선수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잘해내려는 책임감이 크다. KT 젊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병호가 자신의 대체자로 언급되고 있는 점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 유한준은 "나보다 모든 면에서 훨씬 더 잘해줄 선수"라며 다시 한번 박병호를 치켜세웠다.     유한준은 지난해 11월 은퇴를 발표한 후 "KT에는 나보다 더 많은 홈런을 때려줄 지명타자가 필요하다. 그게 팀이 더 강해지는 길"이라고 했다. 유한준은 2018시즌 이후 20홈런 이상 기록하지 못했다. 박병호는 지난 2년(2020~2021) 연속 2할대 초반 타율에 그치며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는 현상)를 의심받았지만, 홈런만큼은 매년 20개 이상 때려냈다.    유한준은 박병호의 기량을 의심하지 않았다. 박병호가 타율 0.280 홈런 33개를 기록한 2019시즌 성적을 다시 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유일한 당부는 멘털 관리. 유한준은 "병호가 너무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않길 바란다. 지금처럼 야구를 해도 분명히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처럼 유한준도 새해에는 프런트로 새 출발 한다. 이미 새해 첫 근무일(3일)부터 업무를 익히고 있다. 유한준은 "30년 동안 그라운드에서만 야구를 했다. 전혀 다른 야구를 배우고 있다. 이왕 할 거면 잘하고 싶고, 하루라도 빨리 적응하고 싶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제 막 배우고 있는 단계다. 데이터 기획팀과 운영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파악하고 공부하고 있다. 구단 직원들이 정말 친절하게 도와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유한준은 다음 달 부산 기장군에서 열리는 KT의 스프링캠프 현장에 파견돼 본격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든든한 조력자로 KT의 2연패를 지원한다. 유한준이 분석한 데이터를 박병호가 활용할 날도 멀지 않았다.   안희수 기자  
2022-01-13 13:59
로하스 없이 우승, 유한준 공백도 '팀 KT'로 지운다
   KT 위즈는 2022년 팀 '대들보' 유한준(40)이 없는 첫 시즌을 보낸다.     2021년 통합 우승을 이끈 유한준은 지난달 은퇴를 결정했다. 그는 "내 빈자리는 성장한 후배들이 충분히 메워줄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그는 지명타자 임무를 수행한 자신의 장타력이 이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룬 점도 결단에 영향을 미쳤다.     팀 리더 역할은 '둘째 형' 박경수가 맡아 줄 수 있다. 지난주 자유계약선수(FA) 재계약한 포수 장성우도 "(박)경수 형을 도와서 팀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27일 FA 재계약한 황재균도 있다.    투수진에서는 고영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는 야수와 투수,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사이 가교 역할을 잘 해내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2022년 입단 9년 차가 되는 배정대도 '차기' 주장감이다. 박경수가 그의 친화력과 책임감 있는 모습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유한준이 주로 나서던 지명타자도 채워야 한다. 체력 관리 차원에서 번갈아 지명타자를 맡는 추세지만, 공격력 강화를 위해서는 고정된 선수가 필요하다.     문상철이 1순위로 꼽힌다. 그는 2014년 특별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창단 멤버다. 매년 기대에 비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타석 수가 충분히 주어지면 팀 장타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외야 경쟁 판도도 주전 지명타자를 낙점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견수 배정대,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는 개막 초반 고정될 전망이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조용호와 김민혁이 경쟁한다.     이강철 KT 감독이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타자를 선호하는 점을 감안하면, 조용호가 한 발 앞서 있다. 변수는 조용호의 몸 상태다.     2021 정규시즌 타격 잠재력을 증명한 김병희, 김태훈 그리고 1~2년 차에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천성호와 권동진도 잠재적인 후보다. 이적생 오윤석도 타격 경쟁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KT는 2021 정규시즌 개막 전 저평가받았다. 2020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일본 무대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 KT'의 힘으로 그 공백을 메웠고, 통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유한준은 멘털적으로도 선수단에 큰 영향을 미치던 선수다. 공백은 크다. 하지만 다시 한번 팀의 힘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제 맏형이 된 박경수는 "우리는 누군가의 공백을 잘 메우는 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2-27 18:29
'야듀' 유한준 "팀 KT 의미? 꼴등도 1등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
은퇴를 선언한 유한준이 KT 위즈와의 시간을 돌아봤다. 사진=KT 위즈   후배들을 믿고 떠난다. KT 위즈를 위한 결정이다. 유한준(40)은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선배'로 남았다.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맏형' 유한준이 24일 은퇴를 선언했다. 유한준은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토록 바랐던 우승 반지를 얻었고, 지도자도 아닌데 헹가래까지 받았다. 나는 행복한 선수였다. 은퇴도 축하받고 싶다"라며 웃었다.     유한준은 2021 정규시즌 104경기에 출전, 타율 0.309 5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장타력은 떨어졌지만, 콘택트 능력은 전과 다름이 없었다. 팀 리더로서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1~2년은 더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유한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지명타자는 한 시즌 20~30홈런을 치며 상대 투수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기술과 요령으로 안타를 만들 순 있었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는 타격은 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이어 "(수비하지 않는) 지명타자로도 풀타임을 뛸 수 없는 몸이었다. 경기 후반 조커(대타)로 투입되는 임무는 다른 후배들도 충분히 잘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물러나는 게 팀이 더 강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은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나날들. 우승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운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유한준은 "기량이 떨어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KT의 첫 우승에 기여하는 것뿐이었다. (정규시즌 1위를 달리며) 목표가 가시권에 있었기 때문에 그 의지가 더 커졌다.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으면 미련 없이 은퇴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유한준은 누구보다 뜨거운 가을을 보냈고, 결국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유한준은 인성이 좋은 선수로 알려졌다. 동료, 지도자, 야구계 관계자의 한결같은 평판이다. 봉사·기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자선 바자회에 자신의 애장품을 자주 전했다.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늘 편했던 건 아니다. 유한준에게 "그런 선입견으로 사는 건 너무 힘들 것 같다"라고 전하자 "정말 공감되는 얘기다. 부담이 컸다. 말도 행동도 조심스럽게 되더라. 내 한 마디가 후배들에게는 크게 와 닿을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랬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성숙했다. 30대 중반이 넘은 나이에 젊은 선수가 많은 '막내 구단' KT로 이적했고, 책임감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이했다.    유한준은 "야구 인생에 가장 힘든 결정이었고, 큰 전환점이 됐다. 고참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든 것 같다. 더 좋은 선배가 되고 싶었다"라고 돌아봤다.    유한준은 KT 입단에 대해 "행운이었다"라고 했다. 책임감과 인성을 모두 갖춘 리더를 얻은 KT도 행운이다. 유한준은 이강철 감독이 자주 강조하는 '팀 KT'의 힘에 대해 "밑바닥부터 천천히 올라섰다. 꼴찌도 1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게 팀 KT의 힘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유한준은 프런트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그라운드 밖에서 야구를 바라볼 생각이다. 여러 보직을 소화하며 경험을 쌓을 생각이다. 유한준은 "행복하게 떠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동료들과 선배님들 그리고 KT팬에 감사드린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25 17:29
유한준 "질주 효과? 계속 뛰어다녀야겠네요"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경기 더블헤더 2차전이 28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유한준이 8회말 좌월 1점 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있다. 통산 150홈런. 수원=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1.10.28.   '맏형' 유한준(40)이 뛰면, KT 타선이 깨어난다. 고비에서 두 번이자 재연된 KT의 새 승리 공식이다.     유한준은 2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더블헤더(DH) 2차전에 5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하며 KT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앞서 열린 DH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하지만 2차전에서 승리하며 시즌 75승(9무 58패)을 마크, 삼성과 같은 전적을 이루며 공동 1위로 복귀했다.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최소 '타이 브레이크' 게임을 확보한다.     유한준이 팀을 깨웠다. KT는 낯선 투수인 데뷔 2년 차 김태경을 상대로 6회까지 1득점에 그쳤다.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호투했지만, 5회 초 투구에서 나성범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유한준은 7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김진성으로부터 좌전 안타를 쳤다. 후속 타자 장성우의 우중간 2루타 때 2루와 3루를 돌아 홈까지 밟았다. 유한준은 햄스트링 등 하체가 좋지 않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전력 질주를 자제시켰다. 하지만 뛰었고, 동점 득점을 해냈다. KT는 이후 박경수와 심우준이 추가 적시타를 치며 4-2로 앞섰다.     유한준은 지난 24일 키움전에서도 투지를 보여줬다. 팀이 0-1로 뒤진 2회 공격에서 우전 2루타를 치고 2루를 밟았고, 장성우의 좌전 안타 때 몸을 날려 홈 플레이트를 터치했다. 앞서 5경기에서 평균 1득점에 그쳤던 KT 타선은 이후 깨어났고, 이 경기에서 7-1로 승리했다.     강백호는 "선배들이 몸소 메시지를 전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유한준의 투지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나흘 뒤 다시 유한준의 마법이 KT를 깨웠다.     유한준은 8회 말 상대 투수 김영규를 상대로 쐐기 솔로포까지 때려냈다. DH 1차전에 등판했던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은 데뷔 처음으로 하루에 두 번 등판하는 경험을 했지만, 유한준이 점수 차를 벌려준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9회 1이닝을 막아냈다.     경기 뒤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들이 정말 마법 같은 혼신의 힘을 보여준 경기였다. 7회 말 유한준, 박경수 등 최고참들이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유한준이 8회 때린 홈런은 승리를 결정짓는 홈런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유한준은 경기 뒤 "홈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해서 더 기쁜 것 같다. 7회 상황은 (장성우의 타구를) 야수가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달린 덕분"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뛰면 후배들이 깨어나는 상황에 "어떡하든 출루해서 계속 뛰어다녀야 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24일 키움전을 돌아본 그는 "타선이 그 전 이닝까지 조금 가라앉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떡하든 득점이 필요했다. 판단이 잘 됐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부상 위험이 있다. 하지만 몸을 사릴 때로 보지 않았다. 유한준은 "지금 이 시기에 부상을 당하면 치명적이지만, 나 혼자 부상을 걱정해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한준은 아직 우승 반지가 없다. 한국시리즈 출전도 키움 소속이었던 2014시즌이 유일하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유한준은 "우승 경험이 꽤 많이 있는 선수도 있지만, 아무리 오래 야구를 해도 없는 선수도 있다. 지금 기회가 왔다. 캐치하는 것도 프로 선수로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도 좋은 경험과 선물을 주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한준은 계속 뛴다. KT도 깨어났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29 08:59
패배 잊은 백정현의 괴력…무시무시한 선발 11연승 질주
23일 대구 KT전에 선발 등판해 시즌 14승째를 따낸 백정현. 삼성 제공   삼성 왼손 투수 백정현(34)이 눈부신 호투로 시즌 14승째를 따냈다.   백정현은 23일 대구 KT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3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11연승을 질주하며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14승으로 늘렸다. 2007년 데뷔한 백정현의 한 시즌 최다승은 지난 시즌까지 8승(2017·2019)이었다.     부담이 큰 경기였다. 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선두 KT에 승차 없이 승률 0.001이 뒤진 2위였다. 맞대결 결과에 순위가 바뀔 수 있어 KT는 배수의 진을 치고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백정현은 노련하게 KT 타선을 봉쇄, 팀을 6월 25일 이후 121일 만에 선두로 견인했다.     백정현은 1회 초 1사 후 배정대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경기 시작부터 득점권 위기가 만들어졌지만, 후속 타자를 불발로 처리했다. 2회부터는 순항했다. 4회 초 2사 후 제라드 호잉에게 이날 경기 두 번째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경수를 3루 땅볼로 잡아냈다. 5회 초는 투구 수 13개로 삼자범퇴. 6회 초마저 투구 수 12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손쉽게 잡아냈다.     7회 초에도 등판한 백정현은 선두타자 유한준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후 장성우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 2사 1, 2루에서 우규민과 교체됐다. 그의 투구 수 102개(스트라이크 68개). 배턴을 이어받은 우규민은 대타 김민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날 백정현은 포심 패스트볼(24개) 최고구속이 시속 143㎞로 빠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구속이 시속 140㎞ 초반에 형성됐다. 그러나 완급조절이 절묘했다. 투심 패스트볼(48개)과 체인지업(17개), 슬라이더(8개)를 골고루 섞어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가끔 커브(5개)까지 섞어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0-23 19:43
'3G 3득점' KT 타선, 급속 냉각에 1위 수성도 흔들
  KT 타선이 3경기 연속 얼어붙었다.     KT는 2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선발 투수 소형준이 7이닝 3실점 하며 호투했지만, 타선은 무득점에 그쳤다. 17일 한화전 1점, 19일 NC전은 2점을 냈다.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는 KT의 타선이 냉각됐다.    KT는 1회 초 1사 1루에서 강백호가 다니엘 멩덴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치며 선취점 기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나선 4번 타자 유한준과 5번 제라드 호잉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2스트라이크에서 들어간 멩덴의 커브에 배트를 헛돌렸다. 2회는 1사 뒤 조용호가 사구로 출루했지만, 도루에 실패했고, 타자 배정대는 삼진을 당했다.     3회도 삼자범퇴. 두 번째 타석에 나서는 황재균과 장성우 모두 내야 범타로 물러났다. 4회는 선두 타자 강백호가 좌익 선상 2루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후속 유한준도 좌전 안타를 치며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2회 소형준이 2점을 내주며 끌려가던 상황이었다. 추격 득점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잔루만 남았다. 호잉은 희생플라이도 기록하지 못했다. 내야 뜬공으로 아웃됐다. 후속 오윤석은 3루 땅볼을 쳤다. 5(3루수)-4(2루수)-3(1루수) 더블플레이로 이어졌다.     KT는 5회와 6회도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멩덴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선두 타자가 2루타로 출루한 7회도 무득점에 그쳤다. 유한준이 멩덴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전상현을 상대로 우측 선상에 떨어지는 행운의 텍사스 안타를 쳤다. 하지만 이어 타석에 나선 호잉이 포수 파울 플라이, 대타 김민혁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조용호가 우전 안타를 쳤지만, 주자 유한준은 어깨가 좋은 KIA 우익수 수 최원준 앞에서 홈 쇄도를 단념했다. 이강철 감독은 주축 타자 배정대의 타석에서 박경수를 대타로 냈지만, 그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다시 한번 득점에 실패했다.     KT는 8·9회도 무득점에 그쳤다. KIA 셋업맨 장현식,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넘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없던 2위 삼성과의 승차도 1경기로 줄었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타선 침체를 우려했다. 고민은 진행형이다.    광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20 21:48
이강철 KT 감독 "10월 마지막 날이 빨리 왔으면..."
"10월 마지막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6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이강철 감독이 9회초 유격수 권동진의 실책에 아쉬워 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이강철(55) KT 감독의 요즘 소망이다. 10월 31일은 정규시즌이 모두 끝나고 포스트시즌 준비가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7일 수원 키움전에서 9-2로 승리하면서, 10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70승(49패 7무)째를 올렸다. 지난 2015년 1군 리그에 합류한 막내 구단 KT가 70승에 선착한 것은 처음이다. 역대 KBO리그에서 70승 선착 팀의 정규시즌 1위 확률은 74.2%(31차례 중 23번)이고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58.1%(31번 중 18차례)에 이른다.    당시 KT는 2위 삼성과 3경기 차였다. 그런데 이후 13일까지 4경기 중 1승만 거두면서 크게 달아나지 못했다. 그 사이 삼성은 70승(54패 8무) 고지를 밟았고, KT를 승차 1.5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다. 3위 LG와도 승차 2.5경기 차로 격차가 크지 않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고비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막판에 가장 큰 고비를 만났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우승 확정한) 10월의 마지막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반기에 줄곧 1위를 질주했던 KT에 암초가 된 건 침체한 타격이다.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7경기 동안 팀 타율이 0.208로 리그 10위다. 팀 평균자책점은 3.15로 리그 2위였다. 이 감독은 "투수와 타격이 조화롭지 못하다. 투수들이 잘 던져도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지 않아 힘이 빠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럴 때일수록 베테랑 타자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13일 서울 잠실 두산전에서는 리그 최고령(40세) 타자 유한준을 4번에 배치했다. 유한준은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5번에 배치된 재러드 호잉도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비록 3-5로 졌지만, 중심 타선은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꽉 막힌 타격 혈을 뚫어주면 또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했다.    KT 우승 확정의 분수령은 오는 22~23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전이다. KT는 삼성과 상대전적에서 6승 7패 1무(승률 0.462)로 열세다. KT가 이 고비만 넘긴다면 느긋하게 가을야구를 준비할 수 있다. 이 감독은 "(하늘이) 우승을 쉽게 안 준다. 이 위기 잘 넘기면 흐름에 따라 11월에는 잘할 수 있다. 선수들이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 경험을 쌓고 포스트시즌에 가길 바란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2021-10-1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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