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하, 美 토크쇼+주요 언론 섭렵하며 글로벌 대세 입증
배우 김민하가 눈에 띄는 글로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플 TV+ ‘파친코’의 주연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김민하를 향한 외신들의 반응이 뜨겁다.   김민하는 지난 20일(한국시각) 미국 CBS 토크쇼 프로그램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에 단독 출연했다. 쇼호스트 스티븐 콜베어는 김민하를 ‘파친코의 스타’라고 소개, 김민하는 그에게 직접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앞서 김민하는 지난 한 해 동안 국제 문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아시아, 태평양인들을 주목하는 A100 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또한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 에미매거진(Emmy Magazine), 인디와이어(Indie Wire), CBS ‘새러데이 모닝쇼’(Saturday morning show) 등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각종 해외 언론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진행,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글로벌 신예로 떠오른 김민하를 향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치솟고 있음을 입증했다.   그런가 하면 김민하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문화 매거진 베니티 페어(Vanity Fair) 6월호 화보를 공개했다. 김민하는 미국 HBO 드라마 ‘유포리아’에 출연한 앵거스 클라우드와 어깨를 나란히 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잡지 글래머(GLAMOUR)가 “김민하에게 ‘파친코’는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듯, 김민하는 국내외를 넘나들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민하는 차분하면서도 담담한 자세로 여러 인터뷰에 임하며 진중한 매력을 드러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패션 매거진 WWD 코리아 커버를 장식하며 다채로운 소화력을 선보인 것은 물론, 최근 프렌치 메종로저 비비에의 한국 앰배서더로 선정되며 글로벌 대세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이처럼 작품 안팎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는 배우 김민하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세빈 인턴기자배우 김민하 애플 TV+ 파친코 CBS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 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 새러데이 모닝쇼 Saturday morning show
2022-05-24 16:06
이준호, 58회 백상예술대상 2관왕 영예‥新역사 썼다
배우 이준호가 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과 틱톡 인기상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준호는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준호는 심사위원 7인 중 4인의 지지를 얻어 최종 수상자로 결정됐다.   최우수 연기상 수상 후 이준호는 "이 상을 너무 받고 싶었는데 바라는 꿈과 현실은 다를 수 있으니까 수상 소감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 잠들기 전 최우수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강하게 들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옷소매 붉은 끝동'을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과 저를 지켜봐 주시는 팬분들 그리고 저를 뽑아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더욱 좋은 사람이 되어 제 자신이 만족하고 많은 분들께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좋은 작품을 통해 여러분과 다시 마주하길 꿈꾼다. 앞으로 더 잘 하겠다"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준호는 개인 커리어 첫 인기상으로 의미를 더한 틱톡 인기상 트로피를 거머쥐고 2관왕에 오르며 대세 면모를 입증했다.   지난해 5월 57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예능 작품상, 교양 작품상 시상자로 전역 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준호는 1년 만에 같은 자리에서 시상자가 아닌 수상자로서 대중 앞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특히 1965년 시작된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예술상인 백상예술대상 역대 처음으로 '남자 가수 출신' TV 부문 최우수연기상 수상자로 호명돼 새로운 역사를 썼다.     2008년 그룹 2PM으로 데뷔한 그는 2013년 영화 '감시자들'의 '다람쥐' 역을 시작으로 KBS 2TV '김과장',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SBS '기름진 멜로', tvN '자백' 등 차근히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배우 입지를 다져왔다. 지난해 전역 후 복귀작으로 '옷소매 붉은 끝동'을 선택해 한 나라 군주로서의 무게와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깊이 있는 연기로 표현해냈고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데뷔 15년 차에도 현재진행형 인기를 자랑 중인 2PM의 준호, 모든 영역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그는 "분야나 경계를 가리지 않고 제 자신, 온전히 이준호로서 잘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단단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이번 시상식에서 자신을 "꿈을 꾸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던 상황.     "저는 하고 싶은 것과 이루고 싶은 것을 늘 꿈꾸는 사람이다. 꿈을 꾸는 사람이다 보니 이 꿈을 어떻게든 이뤘으면 좋겠고 또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데 꿈꾼 만큼, 꿈꾼 대로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돼 기쁘고 그래서 더 꿈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일도 좋지만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그렇게 살다 보면 제가 원하는 꿈을 또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는 이준호의 미래에 기대가 쏠린다.   이준호는 최근 차기작으로 드라마 '킹더랜드'(가제) 출연을 확정했다.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오는 그는 극 중 재벌 후계자이자 명석한 두뇌, 타고난 기품, 시크함까지 모든 걸 갖췄지만 연애 감각만은 부족한 구원 역으로 분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백상예술대상 이준호 종합예술상인 백상예술대상 배우 이준호 백상예술대상 tv
2022-05-10 08:10
일상 회복에 올해 TV 출하량 12년 만에 바닥 찍나
  방역조치 대폭 완화로 '집콕' 트렌드가 사라지면서 올해 TV 출하량이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연간 전 세계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189만8000대 줄어든 2억1163만9000대로 추정된다. 2억1000만대를 기록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이 4726만대로 전 분기 대비 20% 감소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오미크론 확산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운임 인상을 야기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도 심화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가처분 소득이 제한된 소비자들은 비필수품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TV 브랜드의 대규모 프로모션에 대한 희망이 완전히 부서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TV 시장 연간 성장률이 1% 불과하며, 추가적인 하향 위험도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TV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1분기 TV 출하량은 1090만대로 전 분기 대비 3.1% 줄었다. LG전자는 653만대로 전 분기 대비 11.8% 감소했다.   이에 두 회사는 지난 3월 말 패널 구매 전략을 수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구매량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7.5%, 9.5% 하향 조정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2분기 구매량 감소폭은 20%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위축에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카타르 월드컵이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OLED TV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23% 성장한 8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전체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12.8%까지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1500달러(약 189만 원)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OLED TV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이에 국내 가전 투톱은 OLED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주력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에 더해 지난달 북미와 유럽에 OLED TV를 내놨다. 60%가 넘는 점유율로 OLED TV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 중인 LG전자는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세계 최소 42형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출하량 회복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tv 출하량 프리미엄 시장
2022-05-05 16:31
유재석·염정아·문소리·신하균·김우빈 등 백상 시상자로 출격
백상예술대상에 별들이 뜬다.     1년 전 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린 수상자들과 신작으로 시청자와의 만남을 앞둔 스타들 모두 58회 백상예술대상 무대로 향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백상예술대상을 위해 뭉친다.     지난해 수상 주인공들은 올해 축하와 격려를 위해 발걸음한다. 57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에서 두 번째 대상 트로피(49회·57회)를 거머쥔 유재석은 TV 부문 대상 시상자로 모습을 드러낸다. 흔들림 없는 최정상의 위치를 자랑하는 유재석은 선후배, 동료를 축하하기 위해 무대 위에 오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들었던 영화계를 위로하기 위해 백상과 인연이 남다른 이준익 감독(42회 대상작 선정·52회·57회 대상)도 영화 부문 대상 시상자로 참석한다.     TV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던 신하균과 김소연도 함께한다. 각각 드라마 '괴물'과 '펜트하우스'로 지난해 소름 끼치는 연기력을 선사했던 두 사람은 오랜만에 시청자들과 만난다. 영화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던 유아인과 전종서도 나란히 참석을 결정했다. 전종서의 경우 올해 영화 부문 최우수연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돼 2년 연속 수상을 노린다.   지난해 TV 부문 조연상 시상 중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는 명장면을 탄생시킨 오정세는 '동백꽃 필 무렵'에서 부부 호흡을 맞춘 염혜란과 재회한다. 수상의 영광 역시 함께 누렸던 사이인 만큼 믿고 보는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변함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는 박정민과 김선영도 참석해 지난해 수상의 영광을 추억하며 올해 수상의 주인공을 축하한다.     매끄러운 진행력과 예능감을 갖춘 예능상 주인공 이승기와 장도연도 트로피를 전달하기 위해 백상 무대를 찾는다. 연극 부문 최우수연기상 수상자였던 최순진과 이봉련 역시 연극계 희망의 불씨를 위해 시상자로 나선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 연기상을 받고 누구보다 바쁜 행보를 보인 이도현·박주현·홍경·최정운도 백상으로 향한다.     신작 공개를 앞두고 팬들과 만날 첫 무대로 백상예술대상을 택한 배우들도 있다. 오는 6월 JTBC 드라마 '클리닝업'으로 복귀하는 염정아가 작품 공개 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을 먼저 찾는다. 'SKY 캐슬' 이후 3년 만의 드라마이기도 하고 2년 전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던 기분 좋은 추억을 회상하며 시상자로 나선다. 내달 첫 방송 예정인 JTBC 신작 '인사이더' 주인공 강하늘·이유영 역시 시상자로 만날 수 있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백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에 방송될 예정인 tvN 드라마 '아일랜드' 촬영을 위해 제주도에서 구슬땀을 흘린 이다희와 차은우는 9등신 미녀와 미남의 조합을 완성하며 시상식에 존재감을 드러낸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패뷸러스' 주인공 최민호·채수빈은 바쁜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백상예술대상을 위해 일정을 조율하는 의리를 뽐냈다.     극단 차이무 출신인 문소리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연극계가 신음하는 상황 속에서도 무대를 포기하지 않은 동료들과 후배들을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기꺼이 참석을 결정했다. 연극계 부활의 기운을 불어넣으며 백상 연극상 부문을 시상한다. 지난해 12월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쉬었던 박소담은 6개월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선다. 영화 '특송'으로 영화 부문 최우수연기상 후보에도 오른 그는 자신이 직접 쓴 진솔한 마음을 담은 대본으로 연극에 대한 애정을 표한다. 젊은 연극상 시상자로 만나볼 수 있다.     고수는 '고비드'라는 수식어를 증명하는 멋스러운 슈트핏을 뽐내며 존재감을 발휘한다. TV 부문·영화 부문 예술상 시상자로 나서 현장에서 작품을 위해 헌신한 스태프들에게 박수를 보낼 예정이다. 절친 김우빈과 이광수는 나란히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해 tvN 예능 '어쩌다 사장2'를 잇는 또 하나의 진한 우정의 무대를 보여준다. 두 사람의 센스 넘치는 입담이 담긴 TV 부문 연출상과 영화 부문 작품상 시상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진다.     58회 백상예술대상은 2021년 4월 12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에서 제공된 콘텐트나 같은 시기 국내에서 공개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무이 종합 예술 시상식인 백상예술대상은 5월 6일 오후 7시 45분부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4홀에서 진행된다. JTBC·JTBC2·JTBC4에서 생방송으로 만나볼 수 있다. 틱톡에선 디지털 생중계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유재석 염정아 백상예술대상 무대 백상예술대상 tv 영화 부문
2022-05-04 09:15
어떤 사건이 제일 ‘흥미’로운가요? 예능이 돼버린 범죄 사건들 [TV, 범죄도시③]
미디어 세상이 그야말로 범죄 전성시대다. 방송사들은 범죄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드라마는 범죄자에게 그럴싸한 서사를 부여하거나 ‘다크 히어로’라는 이름으로 범법행위를 정당화한다. 범죄의 내용을 심도 있게 탐구해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다큐멘터리는 때로 지나치게 사실적인 묘사로 모방범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는다. 어딜가나 범죄가 나오는 TV는 마치 그 자체로 하나의 범죄도시가 된 듯하다. 일간스포츠는 ‘TV, 범죄도시’ 3부작을 통해 범죄가 오락거리로 전락한 현 상황을 짚어 보고,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자 한다. #흥밋거리로 전락한 범죄사건들  “이 사건에서 흥미로운 점은…” 영화감독 장진은 ‘블랙: 악마를 보았다’(‘블랙’)에서 줄곧 이렇게 이야기한다. 채널A ‘블랙’은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이 출연하는 범죄 다큐 스릴러. 이 프로그램이 다루는 건 강호순과 같은 실제 강력 범죄자와 그들이 일으킨 사건이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장진 감독은 때때로 사건의 ‘흥미로운 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고한 이들이 죽어 나간 사건에서 ‘흥미’를 운운하는 건 이 프로그램이 예능 프로그램이어서일까.   최근 들어 TV에 실제 범죄 사건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들이 범람하고 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큰 성공이 도화선이 됐다. 2020년 6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큰 반응에 힘입어 시즌 3까지 이어졌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세 명의 이야기꾼(장도연, 장현성, 장성규)이 국내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이나 현대에도 시사할 점을 남긴 사건들을 스스로 공부하고, 이를 자신의 친구들에게 일대일로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다. 친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대화형 콘셉트는 신선했고, 매회 프로그램이 던지는 메시지도 유효했다. 수지킴 간첩조작사건은 국가가 이데올로기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한 개인의 인생을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조명함으로써 여전히 남아 있는 유가족들의 상처를 보듬었다. 카사노바 박인수의 사건을 통해서는 터무니없었던 정조 관념을 통해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성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생각해 보게 했다. 2인조 카빈 강도 사건은 아이의 생사 결정권을 부모가 가졌다고 생각하는 듯한 ‘동반 자살’이라는 단어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공개수사에도 도움을 주는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처럼 범죄 예능 프로그램도 이렇게 하나의 유익한 장르로 자리매김하는가 했다. 하지만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E채널 ‘용감한 형사들’, MBC에브리원 ‘장미의 전쟁’ 등 곳곳에서 범죄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주요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점차 그 성격이 변질되기 시작했다. 범죄를 통해 경각심을 깨우고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도와 달리 ‘누가 더 자극적인 타이틀을 뽑는가’, ‘누가 더 잔혹한 범죄를 들고 왔는가’의 경쟁 구도처럼 보이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범죄’나 ‘실화 범죄’를 검색하면 개인 유튜버들이 올린 영상 외에도 ‘경찰들도 경악했다! 변태 성향을 지닌 사이코패스 살인마’(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1,300명을 홀린 여자? 김영준의 덫’(MBC 실화 On), ‘충.격.분.노 인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실화 On), ‘14세 소년의 친동생 손도끼 살해 사건’(tvN), ‘추락 당시 손목이 청테이프로 묶여 있었다?’(그것이 알고 싶다) 등 사건의 자극적인 부분을 극대화한 제목과 섬네일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ㄷㄷ’(덜덜 떨린다는 뜻)과 같은 인터넷 용어를 사용한 영상도 볼 수 있었다. 실제 범죄를 얼마나 가볍게 다루고 있는가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스낵컬처 다루듯 경각심 없어 남들보다 빠르게 소재를 선점해야 하다 보니 실수도 나온다. ‘블랙’의 경우 지난달 방송에서 살인범 고유정의 수사 시 휴대폰기지국의 초동수사가 잘못됐다는 내용을 방송에 냈다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수사팀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기 바란다”고 입장을 정정했다. 15세 관람가인 ‘블랙’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사람 XX낼 때 사용하는 기계도 보인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안 좋을 것 같다”,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목적이 뭐냐”,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뿐인 것 같다”는 의견이 다수 올라와 있다. 그중에는 “강호순 연기한 배우 연기가 신들린 것 같았다”, “정남규(연쇄 살인마)는 언제 나오냐” 등 흥미에 집중한 글들도 보인다. ‘냉철한 시각으로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분석해 추악한 민낯을 밝힌다’는 제작의도가 무색해 보이는 부분이다. ‘블랙’과 함께 범죄 예능 후발 주자인 ‘용감한 형사들’ 역시 자극적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한 남편의 사연을 다룬 영상 섬네일에는 ‘알몸사진 뿌림’, ‘이틀 연속 여중생과’라는 등의 자극적인 문구들이 담겨 있고, 화성 육절기 살인사건을 다룬 영상의 섬네일에는 ‘고기와 뼈를 자르는 기계’라는 자세한 설명이 쓰여 있다. 끔찍한 범죄로 목숨을 잃은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용감한 형제들’은 송은이, 이이경, 안정환 등 전문 방송인을 포함해 형사, 교수 등 여러 직군의 패널이 등장해 사건을 추측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용감한 형제들’은 이미 결론이 난 사건을 두고 “시신을 훼손해서 박스에 담아 실은 것 아니냐”, “마약 주사 후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한 것 아니냐”는 등 자극적인 추측을 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방송에 내보낸다. 이 과정에서 이이경 등 출연자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띠며 사건 설명을 해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범죄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는 가상의 인물이 아닌 실제 사람이다. 이미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은 자신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할지 여부도 결정할 수 없다. 때문에 이 사건을 다루는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하며, 이 방송에 사회, 그리고 남겨진 지인과 유가족들에게 미칠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범죄가 시청률과 클릭 장사에 사용되는 세상. 범죄 예능 프로그램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유가족의 트라우마 자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방송사의 책임감 있는 태도가 요구되는 때다.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범죄도시 흥미 예능 프로그램들 범죄 예능 tv 범죄도시
2022-05-02 09:00
잔인함에 별점 매기는 OTT 다큐 속 실제 범죄 [TV, 범죄도시②]
미디어 세상이 그야말로 범죄 전성시대다. 방송사들은 범죄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드라마는 범죄자에게 그럴싸한 서사를 부여하거나 ‘다크 히어로’라는 이름으로 범법행위를 정당화한다. 범죄의 내용을 심도 있게 탐구해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다큐멘터리는 때로 지나치게 사실적인 묘사로 모방범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는다. 어딜가나 범죄가 나오는 TV는 마치 그 자체로 하나의 범죄도시가 된 듯하다. 일간스포츠는 ‘TV, 범죄도시’ 3부작을 통해 범죄가 오락거리로 전락한 현 상황을 짚어 보고,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자 한다.   넷플릭스가 5월 18일 새로운 실제 범죄 기반의 한국 오리지널 다큐를 내놓는다. 넷플릭스의 선택은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N번방 사건’이다.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는 N번방 사건을 맞닥뜨린 기자, PD, 경찰 등 24명을 인터뷰해 범죄 실체를 밝히며 가해자들이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과정을 다룬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8년부터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 ‘리턴 투 스페이스’ 등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다큐 제작에 뛰어들며 흥행작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큐들은 전보다 가벼운 소재와 자극적인 화면을 통해 ‘다큐멘터리는 지루하다’는 상투적 이미지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큐의 명가로 부상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홈에는 ‘실제 범죄 다큐 시리즈’라는 카테고리가 따로 있을 정도로 범죄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오리지널도 다수다. 이 작품들은 높은 시청 순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가 만들어내는 실제 범죄를 재구성한 다큐들은 ‘적나라함’을 선택했다는 특징을 가진다. 범죄 사건을 다뤘던 기존 프로그램들보다 더 자극적이고 잔인하게 범죄 현장을 그리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레인코트 킬러: 유영철을 추격하다’(‘레인코트 킬러’)는 한국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을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일선 형사들과 권용일 프로파일러, 이수정 경기대 교수 등의 전문가들, 피해 유가족의 인터뷰를 통해 추적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다.   이 다큐는 방대한 인터뷰와 함께 유영철의 1인칭 관점으로 사건을 재연한 방식을 채택했다. 유영철이 직접 한 말을 읊은 내레이션은 그가 피해자를 골목길에서 따라가고 살인을 재연하는 장면 위로 깔리며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실제 현장 사진의 혈흔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적나라함은 ‘레인코트 킬러’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 ‘이블 지니어스’는 2003년 미국에서 벌어진 잔인한 은행 강도 사건, 피자 배달부 브라이언 웰스의 살인 사건을 다뤘다. 모두 4편으로 구성된 이 다큐멘터리는 뉴스 자료 영상과 실제 용의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을 재구성했다.   ‘이블 지니어스’에는 목에 시한폭탄이 설치된 피해자가 경찰과 대치하던 상황에서 폭탄이 터져버리는 장면이 그대로 나온다. 피해자의 음성과 당시 장면이 여과 없이 드러나며 심지어 여러 차례 반복해 보는 이에게 충격을 안긴다.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 인터넷 킬러 사냥’(‘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은 잔인하기로 손꼽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 중 하나다. 새끼 고양이 2마리를 진공 압축팩에 넣고 죽이는 영상을 올린 남자의 정체를 밝히는 네티즌 수사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다큐는 충격적인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범인이 고양이를 압축팩에 넣어 죽이는 장면, 이후 죽은 고양이를 가지고 노는 장면을 고스란히 공개했다. 겉으로는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따라가고 있지만, 이를 위해 사용된 영상들이 지나치게 잔인한 수위라 지적을 받았다.   그간 영화나 TV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실제 범죄 기반의 다큐들은 저널리즘의 성격을 가져왔다. 이 같은 프로그램들이 공개수배에 활용되거나 미제사건의 해결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활용된 경우도 많다. 방송 심의 기준에 의거, 모방의 가능성을 고려해 범죄의 과정이나 범죄 조직의 활동 내용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는 것도 실제 사건을 다룬 기존 다큐의 특징이다.   그러나 ‘레인코트 킬러’, ‘이블 지니어스’,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를 포함한 여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에서는 잔인한 범죄 현장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의 다큐 추천 코멘트들을 보면 이러한 범죄 다큐멘터리들의 잔인함에 별점을 달아 놓은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범죄의 내용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과연 그 부작용을 뛰어넘는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지 의구심이 들게 하는 지점이다.   이렇듯 지나치게 잔인한 범죄 현장을 담은 다큐의 등장은 시청자로 하여금 실제 범죄 현장이나 재연 장면을 단순한 공포 자극의 콘텐트로 소비하게 할뿐더러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OTT 오리지널 다큐들의 실제 범죄를 다루는 과정이 다큐의 사회적 가치라는 본질을 흐리고, 사건을 범죄자 중심으로 서술해 사건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지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서가연 인턴기자다큐멘터리 범죄도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tv 범죄도시 묘사로 모방범죄
2022-04-29 08:30
예능 영어자막 편당 68번 이상… 2019년보다 21회나 늘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TV 예능프로그램에 영어 자막이 갈수록 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발표한 ‘2021 방송언어 조사자료집’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TV 예능프로그램 한 편당 평균 68.2회의 영어 자막이 영문이나 한글로 등장했다. 이는 2019년 47.9회, 2020년 57회보다 늘어난 수치다.   또 2020년부터 현재까지 방송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신조어 사용은 편당 약 75회나 됐다. 이 기간 전파를 탄 신조어는 ‘머쓱햇’, ‘○○둥절’, ‘먹○○’ 등이었다. 또 의도적 표기 오류도 지상파 채널은 편당 11건, 기타 채널은 편당 47건이나 됐다.   방통심의위는 방송언어특별위원회를 통해 방송언어 순화와 개선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방송언어 조사자료집은 잘못된 언어 사용이나 과도한 외국어 혼용 등에 대한 21개 조사 보고서로 구성됐다.   이번 조사에 대해 “인터넷에서 범람하는 신조어를 그대로 방송에서 사용하거나 과도하게 외국어를 혼용하는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2-04-24 15:01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품격있는 스포츠 중계가 보고 싶다
2021년 2월 7일 V리그 3위를 결정짓는 빅 매치가 열렸다. 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은 세트스코어 2-2 접전을 벌였다. 도로공사가 5세트에서 14-3으로 앞서며 매치포인트를 잡았다. 하지만 KBS2는 승리까지 단 1점을 남긴 순간에 중계를 종료했다. 화면 하단에는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방송을 마친다. 양해 바란다. 이후 경기는 앱을 통해 계속 시청할 수 있다”라는 내용의 자막이 떴다. 이어 KBS2는 주말 드라마를 재방송했다. 각본 있는 드라마의 재방송을 위해 각본 없는 드라마의 생중계를 끊은 것이다.   2011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SK와 롯데전을 보여주던 MBC는 9회 말 2아웃 2스트라이크에서 중계를 끊었다. 공 하나만 더 던지면 경기가 끝날 수도 있는데, 그것을 못 참은 것이다. 남은 경기를 MBC 스포츠 케이블 채널을 통해 보여주지도 않았다.   배구·야구와 달리 시간 계산이 가능한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2008년 프로축구 K리그 개막전에서 전년도 챔피언 포항과 FA컵 2연패를 달성한 전남이 맞붙었다. 1-1로 팽팽한 상황에서 KBS1은 후반 40분에 중계를 끊었다. 8분 후 포항은 골을 기록하며 극적인 승리를 거둔다. 시청자는 이 장면을 볼 수 없었다.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필자는 영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수많은 경기를 TV로 지켜봤다. 영국 지상파 TV가 가장 부러웠던 점은 경기를 끝까지 중계한다는 것이다. 국내 방송국의 스포츠 중계 끊기에 익숙해진 필자에게,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영국 TV 중계는 신선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했다.   시간 계산이 어려운 스포츠도 있다. 테니스가 대표적이다. 의류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테니스 스타 프레드 페리가 1936년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3-0으로 이길 때 걸린 시간은 단 40분이었다.     최근의 예를 살펴보자. 2018년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케빈 앤더슨(남아공)을 3-0으로 꺾는데 걸린 시간은 2시간 19분이었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19년 윔블던 결승에서 조코비치가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세트 스코어 3-2로 꺾고 우승할 때는, 무려 4시간 57분이 걸렸다. 2019년 대회부터 시행된 마지막 5세트의 게임 스코어 12-12의 타이 브레이크(tie-break, 계속되는 게임 듀스로 경기가 무한정 지속하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가 없었다면, 사실 이 경기는 5시간을 훌쩍 넘겼을 것이다.   조코비치는 2019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전 5세트 타이 브레이크에서 7-3으로 승리하며 우승했다. [AP=연합뉴스] 이렇듯 테니스 같은 종목은 경기 시간을 예측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BBC를 포함한 영국 공중파 TV는 경기 도중 이해할 수 없는 핑계를 대며 중계를 끊지 않는다.     국내 TV 시장도 케이블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근래에 들어 스포츠 채널은 경기를 끝까지 중계하는 편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쉬운 점은 여전히 있다. 다수의 중계가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방송을 종료하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 후 팬들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지나간다. 경기가 남긴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승리에 진한 감동을 할 때도 있고, 자신이 응원한 팀이 아쉽게 진 후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장면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다. 따라서 스포츠 중계를 맡은 방송국은 경기 후의 이런 장면 등을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시청자에게 보여줄 의무가 있다.   특히 중요한 경기가 극적으로 끝난 후 팬들이 느끼는 감정은 남다르다. 하지만 팬들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계를 끊고 서둘러 광고를 내보내는 방송국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급할까?     다시 한번 영국 지상파 TV와 비교된다. 이들은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늦게 끝나더라도, 방송을 바로 종료하지 않는다. 영국 TV는 언제나 일정 시간을 할애해 경기 종료 후 선수나 관중의 환호나 좌절, 그리고 하이라이트와 감독 등의 인터뷰를 보여준다.   사실 스포츠 중계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필자는 지상파 TV가 영화를 보여준 후 엔드 크레딧(end credits, 영화의 마지막 장면 뒤에 나오는 모든 출연진, 제작진의 이름 목록)을 끝까지 틀어준 것을 본 적이 없다. 특히 감동적인 영화를 본 시청자는 대미를 장식하는 음악을 들으며 여운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어한다. 하지만 국내 방송국은 단 몇 분의 시간이 필요한 엔드 크레딧마저도 시청자에게 허락하지 않는다.   2018 평창올림픽 1만m 스피드 스케이팅을 중계하던 MBC는 5조 경기 후 이승훈 선수가 4위로 밀리자 중계를 종료했다. 한국 선수가 메달권을 벗어났으니 더 볼 필요 없다는 의미인 것 같다. 바로 뒤 6조에는 국내에도 팬이 많은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대기 중이었다. 특히 그는 올림픽 1만m에서 유독 운이 없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던 터였다.   한국의 TV 방송국은 올림픽에서 특정 종목의 국제신호를 제작하고, 중계 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수준급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올림픽, 월드컵과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다가오면 지상파 채널들은 서로 감동을 선사하겠다며 무한 경쟁에 들어간다. 그들이 주고자 하는 감동은 과연 무엇일까? 그걸 당최 알 수 없다는 건 필자 혼자만의 생각인지 궁금하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4-20 06:06
[IT싸를 만나다] '손바닥 위의 영화관' 삼성 라이프스타일 TV 역사 쓴 삼총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채성호(왼쪽부터) 선행개발그룹 프로, 정승연 차세대기획그룹 프로, 최은석 선행개발그룹 프로가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1월 세계 IT·가전 전시회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삼성전자 부스에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회사의 첫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베일을 벗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물이 전시되지 않아 아쉬움에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제품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영화 '스타워즈'의 로봇 'R2-D2'를 연상케 하는 깜찍한 디자인의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이 그 주인공이다. 한 손에 들어도 부담 없는 크기에 실내외 어디서나 최대 100형(대각선 254㎝)의 화면을 구현하는 신개념 폼팩터(구성·형태)의 등장은 전 세계 소비자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28일 과감한 도전으로 라이프스타일 TV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선행개발그룹 최은석(49)·채성호(33) 프로, 차세대기획그룹 정승연(33) 프로와 그동안의 개발 과정을 되돌아봤다.   모델들이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로 콘텐트를 즐기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 TV 폼팩터 도전에 글로벌 완판 행진 글로벌 TV 시장에서 16년 연속 왕좌에 오른 삼성전자는 대화면·고화질 제품뿐 아니라 개인 맞춤형 수요에도 집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변화된 일상 속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개인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정승연 프로는 "아늑하고 조용한 구석의 자투리 공간과 캠핑 등 야외에서 활용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며 "공간의 제약을 넘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스크린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의 예측은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북미·한국·중남미·동남아·유럽 등에서 진행한 예약 판매에서 1만대 이상이 팔려나갔다. 북미에서는 1차 물량 4000여 대가 1주일도 안 돼 조기 소진됐으며, 유럽에서도 예약 판매 하루 만에 1000대가 넘는 제품이 완판됐다.   한국에서도 2차 물량까지 2000대가량이 눈 깜짝할 새 동났다.   모든 나라에서 예상했던 물량을 크게 상회해 생산·물류 부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액세서리 주문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고무된 상태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물론 이런 성과를 내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처음 시도하는 제품이라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어 기초 설계부터 밟아나가야 했다.   기술적 과제도 있었다. 최은석 프로는 "이동형 프로젝터라는 콘셉트에 걸맞은 다양한 기능이 제시됐다. 특히 오토 키스톤(왜곡된 화면을 자동으로 보정하는 기술)의 경우, 시중 제품의 상하(수직) 방향에서 좌우(수평) 방향까지 모두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개발 난이도가 급격히 올랐다"고 회상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일반 프로젝터의 복잡한 화질 조정 단계를 생략하고 원하는 장소에서 나만의 스크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더 프리스타일은 전원을 켜면 곧바로 오토 키스톤·오토 포커스·오토 레벨링 기능이 작동해 화면의 수평과 초점, 상하좌우 화면 비율을 빠르고 정확하게 알아서 맞춘다.   모델들이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로 콘텐트를 즐기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프로젝터에 필연적으로 따라다니는 발열 문제를 극복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채성호 프로는 "프로젝터는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많은 칩이 들어가 있다. 키스톤 보정도 특정 칩이 담당하는데, 화면 조정이 필요 없을 때도 동작하면서 발열이 생기지는 않는지 살피기 위해 장시간 에이징 테스트로 최적화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가까이 두고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발열을 걱정하지 않고 쓸 수 있도록 소재나 구조에도 신경을 썼다. 렌즈 수명은 2만 시간을 보장하는데, 하루 8시간 기준으로 7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더 프리스타일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도 두렵지 않다. 절반 이상 저렴한 제품도 있지만, 기술력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다.   정승연 프로는 "수십 가지의 제품을 직접 구매해 써봤다. 저가 상품은 그만한 이유가 있더라"며 "디자인·마감 퀄리티가 떨어질 뿐 아니라 오토 키스톤·포커스가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 프리스타일은 삼성 TV가 가진 강점과 노하우를 온전히 담아낸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오토 키스톤·발열 극복…흥행 이끈 삼총사 이렇듯 기술력을 집약하는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에게 신규 기능을 시연하는 자리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최은석 프로는 "필요한 기능을 하나씩 완성하며 데모를 하다 보니 '어, 이게 되네?'라는 생각에 아이디어가 하나씩 늘기 시작했다. 물론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프로젝트 참여자들과 힘을 모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채성호 프로 역시 "처음 좌우 키스톤 보정을 데모할 때가 생각난다. 사업부 안에서도 처음 만든 기술이라 많이들 걱정했는데, 성공하고 나서 모두가 안도했다"며 미소 지었다.   더 프리스타일은 직급과 경력을 떠나 오로지 제품의 완성도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삼총사의 땀방울이 녹아들어 있어 더 의미가 깊다.   최은석 프로는 이번 신제품에 앞서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 카테고리의 주력 제품인 '더 프레임'과 '더 세로'의 센싱 및 구동부 제어 기술을 담당했을 정도로 잔뼈가 굵다.   함께 호흡을 맞춘 채성호 프로는 컴퓨터 비전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입사한 지 이제 3년째다. 선행 기술에 대한 검증을 뒷받침했으며, 양산 제품에 기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승연 프로는 제품 기획을 넘어 소비자의 갈증을 기술로 해결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던졌다.   모델들이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로 콘텐트를 즐기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쯤 되니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가 또 다른 변신을 선보일지 궁금해진다. 언젠가는 스마트폰 크기로 주머니에도 들어가는 프로젝터가 나오지 않을까.   보안이 철저한 '관리의 삼성'이라 차기 전략 제품의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지만, 더 프리스타일 삼총사의 자신감에 희망을 걸어본다.   정승연 프로는 "대화면 스크린을 어느 환경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다양한 폼팩터를 고민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더 프리스타일로 전에 없던 고객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채성호 프로는 "품절 대란에도 아직 더 프리스타일을 모르는 고객이 많다. 열심히 개발해서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은석 프로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제품을 소개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며 "감동을 선사할 제품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29 07:00
"기다렸다, 카타르 월드컵"…삼성·LG, 대화면 프리미엄 TV 격돌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과 삼성·LG 주요 신제품. 각 사 제공   글로벌 최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월드컵을 앞두고 가전 투톱이 TV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을 펼친다. 올해도 삼성전자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LG전자는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기세를 몰아 국내 제조사의 TV 시장 합산 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서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네오 QLED', LG는 '올레드 에보'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2022년형 TV 라인업을 공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두 회사 모두 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해 고화질·대화면 제품에 주력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네오 QLED'를 중심으로 초대형 라인업을 강화했다.   네오 QLED는 기존 QLED 대비 백라이트로 쓰이는 LED 소자의 크기를 줄이고 밝기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선명한 화질과 탁월한 명암비를 구현했다.   '네오 퀀텀 프로세서'는 인공지능(AI) 업스케일링 기술로 8K와 4K 해상도를 최고 수준으로 보여준다.   네오 QLED 신제품은 지난 14일까지 진행한 사전 판매에서 12일 동안 약 1200대가 팔렸다. 네오 QLED를 처음 선보인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전 판매의 약 80%가 75형 이상 제품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초대형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모델들이 삼성 디지털프라자 서울 대치본점에서 2022년형 '더 세리프'(왼쪽부터), '네오 QLED' 8K 모델, '더 프레임'을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번에 삼성전자는 8K·4K 해상도를 지원하는 총 21개의 네오 QLED 제품을 내놨다.   8K 제품은 7개 모델로, 출고가는 '인피니트' 디자인이 적용된 최상위 제품 기준 85형이 1840만 원, 75형이 1290만 원이다. 4K 제품은 14개 모델이며, 출고가는 85형이 999만 원, 75형이 689만 원, 65형이 489만 원이다.   여기에 맞서 LG전자는 '올레드 에보'를 선봉에 세웠다.   차세대 패널이 들어간 올레드 에보는 화질 보존 기술을 뒷받침한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요소를 업그레이드해 진화한 올레드 TV다. 중국 브랜드의 LCD 저가 공세에 일찌감치 올레드 TV로 사업을 전환한 LG전자는 최근 성과를 보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22년 올레드 TV 출하량이 총 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기준 전체 시장에서 올레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12.7%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레드 TV를 판매하는 브랜드는 20곳으로 늘었지만, '세계 최초' 타이틀을 보유한 LG전자의 경쟁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모델들이 'LG 올레드 에보'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는 2022년형 올레드 TV 22개 모델을 글로벌 및 주요 시장에 출시했다. 차세대 올레드 TV인 올레드 에보 라인업에 갤러리 에디션뿐 아니라 일반형도 추가했다.   한국에는 내달 77형 제품을 시작으로 83형과 65형 갤러리 에디션 제품을 순차 도입한다.   세계 최대 97형(대각선 약 246㎝) 신제품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갤러리 에디션은 별도 외부기기 없이 TV 전체가 벽에 밀착하는 갤러리 디자인 설치가 가능하다.   올레드 에보 일반형에는 세계 최소 42형 신제품을 포함했다. 세컨드 TV나 게이밍 TV로 인기를 얻고 있는 48형 제품과 함께 프리미엄 중형급 TV 수요를 공략하는 제품이다.   국내 출하가는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이 469만~1400만 원(65~83형 기준, 97형 미정), 일반형은 249만~1090만 원(55~83형 기준, 48·42형 미정)이다.   월드컵 영향으로 상반기에 수요 몰릴 듯 오는 11월 세계 축구팬들의 축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예정돼 있어 상반기에 대형 프리미엄 TV를 찾는 소비자가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전체 매출 증가에 주는 영향은 한정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상반기에 하반기 수요를 당겨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조금 더 좋은 화질로 크게 보려는 프리미엄 수요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이어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기술력 싸움으로 국산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올해는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우리나라가 가져가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옴디아가 발표한 2021년 연간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29.5%, 18.5%로 1~2위에 올랐다. 두 회사를 합산하면 점유율이 48%에 달한다. 3위부터는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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