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 개정으로 가요계가 '멘붕'이다. K팝 가수들의 해외 활동이 병무청의 단기 국외여행 허가 개선안에 따라 일부 제약이 생겼다. 이로 인해 가요 제작자와 남자 아이돌 가수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공연과 팬미팅을 통해 해외 팬들을 만날 기회는 눈에 띄게 줄어들 전망이다. 가요 관계자들은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나이 대에 해외 활동에 발목이 잡힌 셈"이라며 한숨 짓고 있다.
병역법 어떻게 달라졌나. 병무청은 만 25세 이상 병역 미필자의 국외여행 허가 규정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만 25~27세 병역 미필자들이 1년 이내로 횟수 제한 없이 국외 여행을 갈 수 있었다. 국외 여행을 한다고 사전에 신청만 하면 자유롭게 출입국하며 해외 활동을 했다. 하지만 이젠 해외 활동의 횟수에 제한이 생긴다. 만25~27세에 한 해서, 1회 국외여행 허가기간은 6개월, 횟수는 2년간 5회로 제한된다. 2년에 5회라는 횟수에 상당수 남자 아이돌 가수들의 해외 활동에 차질이 생길 예정이다.
최대한 입대 시기를 미루기 위해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꼼수도 통하지 않는다. 병무청은 만 28세 이상 병역미필자가 대학원 진학, 형제 동시 현역병 복무, 민간자격증 시험응시, 지역과 기관의 홍보대사 활동 등을 이유로 입영연기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개정 이후 해외 활동, 어떻게 달라지나 해외 활동은 이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한 번 해외에 나가면 최대 6개월 머물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나라에서 활동을 오랜 시간 집중하겠다는 계획. 국내외를 오가며 모든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아니라 한 번 해외에 갔을 때 '몰아서' 스케줄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팬미팅, 콘서트, 방송 출연 등 특정 국가에서 패키지 일정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요 관계자는 "한 번 갔을 때 여러 스케줄을 다 소화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계획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며 "하지만 진행하는 일정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쉽진 않을 것 같다. 톱스타일 경우엔 스케줄을 몰아서 잡는 게 가능할지 모르나 이제 막 해외에서 데뷔를 하거나 인지도를 올리고 있는 가수들에겐 물론 현실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개런티가 해외 활동 계획을 정하는 데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보이그룹 매니저는 "제안 받는 모든 공연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젠 현실적으로 봤을 때, 돈을 많이 주는 공연을 가야되는 상황"이라며 "그게 아니라면 의미가 있는 공연을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하이라이트 윤두준부터 샤이니 온유, 발등에 떨어진 불 올해 서른살이 된 하이라이트 윤두준·용준형, 샤이니 온유, 조권 등 1989년생 남자 가수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윤두준은 이제 입대 전까지 해외 활동을 못 한다. 9일 베트남 하노이와 24일 태국 방콕에서 스케줄이 있었지만 병역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지 못 하게 됐다고 알렸다. 해외 공연 뿐만 아니라 해외 드라마 촬영 등 어떤 이유에서든 해외 출입국 자체가 어려워졌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아 활발히 활동하는 샤이니도 온유의 상황에 맞춰 해외 일정을 정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방탄소년단·엑소·몬스타엑스·세븐틴 등에게도 곧 닥칠 상황이다.
가요 관계자는 "가요 매니저들과 남자 가수들끼리 모여 이젠 일찍 군대를 다녀와야되는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한다. 해외 여행 기간과 횟수에 제한이 있는 만 25~27세에 입대하는 스타들이 늘 것 같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데뷔해 한창 활동을 하는 시기에 해외 활동을 제약이 생기는 것"이라며 "가요계와 K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분위기를 만들지 좀 더 지켜봐야할 일"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해외 여행 횟수 제한으로 갑작스럽게 해외 유명 시상식에서 초대를 받아도 못 가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