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조합 MBC 본부는 지난 4일 자정을 기점으로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내세우며 전면적인 총파업에 돌입했다. 엿새간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3.2%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돼 18개 지부 1800여명의 조합원들이 총파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로 인해 간판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복면가왕' 등 각종 예능이 계속 결방 중이다.
KBS도 파업 1주차에는 촬영이 완료된 녹화 분량을 부장급 간부들이 편집하는 방식으로 정상 방송됐지만 17일부터는 결방을 결정했다. '1박 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해피투게더'가 결방이다. '개그콘서트' '뮤직뱅크' 등이 그나마 정상 방송 중이다.
파업의 여파는 방송국 소속 아나운서 및 PD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에게도 미치고 있다. 회당 1000만원을 웃도는 출연료를 받는 A급 방송인도 2~3개의 고정 프로그램이 중단돼 타격이겠지만 몇 십만원 받는 생계형 연예인들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익명을 바란 한 연예인 A씨는 "파업으로 인해 고정 프로그램 촬영이 중단됐다. 당장 다음달 수입이 없게 돼 난감한 상황이다. 혼자가 아닌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입장이라 너무 힘들다. '힘들게 파업에 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배고프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행사에서 부르는 것도 아니다. 가을은 대학교 및 지방, 기업 행사가 많다. 방송인 대부분이 프로그램 출연료 보다 행사 개런티가 더 많지만 파업을 염두에 두진 않았기 때문에 이미 두 달 전 연락온 행사 섭외를 거절했다는 설명. 여기에 대부분의 축제는 가수 위주로 돌아가 방송인이 설 자리는 많지 없다.
A씨는 이어 "방송국이 정상화 되는게 먼저겠지만 당장 눈 앞에 놓인 현실이 절망스럽다.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지고 있다. 하루 빨리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