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는 23일(한국시간) 영국 안 필드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리버풀을 3-0으로 완파했다. 전반에만 3골을 몰아넣으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3연승을 달린 레알 마드리드는 조1위를 질주했다. 홈에서 굴욕을 당한 리버풀은 1승 2패로 골득실에서 밀려 4위로 추락했다. 바젤(스위스)이 루도고레츠(불가리아) 원정에서 0-1로 패하며 그나마 반전의 가능성은 남겼다. B조는 레알 마드리드를 제외한 세 팀이 1승 2패로 승점이 모두 같아졌다.
◇선발=베일을 대신한 이스코
리버풀은 최근 부진한 마리오 발로텔리(24)를 선발로 냈다. 브랜든 로저스(41) 감독은 다시 기회를 줬다. 로테이션은 여전했다. 쿠티뉴(22)가 선발로 나온 것이 눈에 띄었다. '주장' 스티븐 제라드(34)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레알 마드리드의 카를로 안첼로티(55) 감독은 부상당한 가레스 베일(25)을 대신해 이스코(22)를 투입했다. UEFA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스코가 왼쪽 날개로 나왔지만 실제 경기장에서는 4-2-3-1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전반=안 필드에서 무너진 리버풀
홈팀 리버풀이 초반에 반짝 경기를 주도했다. 레알 마드리드를 몰아세웠다. 그러나 마무리가 부정확했다. 서서히 레알 마드리드의 패스 플레이가 살아났다. 호날두가 포문을 열었다. 9분 왼쪽 측면으로 빠져 공을 잡은 뒤 가운데로 치고 오며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이는 시몽 미뇰렛(26) 골키퍼의 정면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호날두는 23분에 찾아온 두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하메스 로드리게스(23)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그는 뒤에서 넘어오는 공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꽂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70호골 이었다. 라울 곤살레스(37·알 사드)가 갖고 있는 최다 골(71골) 기록을 한 골 차로 쫓았다.
30분에는 카림 벤제마(27)가 추가골을 넣었다. 토니 크루스(24)가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감아준 공을 머리로 정확하게 돌려놨다. 포물선을 그린 공은 미뇰렛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세 번째 골은 코너킥에서 나왔다. 41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리버풀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혼전 중에 수비수 페페(31)가 벤제마를 보고 공을 내줬다. 미뇰렛이 뛰어나와 몸을 던졌지만 한 발 늦었다. 벤제마는 빈 골문에 가볍게 공을 밀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리버풀은 전반 46분 쿠티뉴가 날린 중거리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튕기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후반=아무 것도 하지 못한 리버풀
로저스 감독은 전반 내내 부진한 발로텔리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후반에는 아담 랄라나(26)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라힘 스털링(20)을 중앙에 배치하며 제로톱(0-top)을 썼다. 안첼로티 감독은 한 수 앞을 더 내다봤다. 전형을 4-4-2로 바꿨다. UEFA 홈페이지에 제출한 것처럼 호날두와 벤제마를 앞에 놓고 수비를 두텁게 했다. 8명이 두 줄로 서서 짜임새 있게 움직였다. 전체적으로 체력 소모를 줄이는 전략으로 시간을 보냈다.
레알 마드리드의 단단한 조직에 막힌 리버풀은 후반에도 답답한 경기를 했다.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의 빠른 역습에 흔들렸다. 18분에 호날두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슈팅을 날렸지만, 미뇰렛이 각을 좁혀 간신히 막아냈다. 라울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후반 30분 호날두를 빼고 사미 케디라(27)를 투입하며 수비를 두텁게 했다. 리버풀은 이때부터 주도권을 틀어쥐고 레알 마드리드를 압박했다. 그러나 세밀함이 부족했고, 홈에서 영(0)패의 굴욕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