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에 일본 야구계도 긴장하고 있다. '쿠바산 거포'들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직행할 경우 일본 팀들이 받는 여파도 크기 때문이다.
일본 스포니치는 19일 '금전 부분에서는 메이저리그가 압도적이다. (쿠바에서) 망명을 하지 않고 미국으로 이적할 길이 열리면 쿠바의 좋은 선수들이 미국으로 향하게 돼 일본 야구가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일본 야구는 올 시즌부터 쿠바 선수를 영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요미우리가 세페다를 영입하며 쿠바 출신 선수와 첫 계약을 맺은 뒤 요코하마가 구리엘을 데려왔다. 지바 롯데는 지난 7월 데스파이네를 영입했다. 구리엘은 올 시즌 62경기에서 타율 0.305, 11홈런 30타점을 올렸고, 데스파이네는 45경기에서 타율 0.311, 12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세페다는 52경기에 나와 타율 0.194, 6홈런 18타점에 그쳤다.
거포가 절실했던 일본 구단들은 쿠바 출신 타자들의 활약에 만족을 드러냈다. 지바 롯데는 이미 데스파이네와 2년 연장 계약을 했고, 요코하마도 구리엘과 잔류에 합의를 한 상태다. 하지만 쿠바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수월해진다면 그동안 쿠바 선수들을 영입해왔던 일본 팀들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요미우리 구단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쿠바 측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바 롯데 관계자는 "(미국-쿠바간) 규제가 없어지면 메이저리그의 공습이 시작되지 않겠나. 쿠바 선수들을 데려갈 가능성이 높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한신 구단 관계자는 "미국과 쿠바의 국교가 정상화 되면 좋은 선수가 미국으로 유출될 수 있지만, 미국의 에이전트들이 들어오면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평했다. 요코하마 측은 "정상화가 되었을 때 생각을 해보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