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는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어둡고 치열한 곳이 드라마의 주 무대지만 신기하도록 유쾌하다. 배우들이 보여주는 생활연기 덕분이다.
지난 19일 방송된 '혼술남녀' 또한 마찬가지. 이날 '혼술남녀'의 웃음은 박하선(박하나)과 키(기범)가 '하드캐리'했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상황들이 드라마가 아니라 시트콤을 방불케했던 것.
박하선은 하석진(진정석)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했다. 종합반에 자신을 들인 이유가 짝사랑 때문이라는 민진웅(민진웅)의 설레발은 박하선을 설레게 했다. "당당하게 할 말은 하고 살라구요", "일말의 가능성을 봤달까" 등 하석진이 박하선에게 무심코 던진 말은 착각의 자양분이 됐다.
짝사랑으로 결론내린 박하선은 하석진을 떠올리며 웃음 지었다. '운수 좋은 날'을 가르치며 '츤데레'라는 표현에 웃음을 터뜨린 그에게 키는 "조울증인가"라고 말할 정도. 또 박하선은 하석진이 자신을 거절해도 "츤데레야 츤데레"라고 혼자 이야기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키는 카메오로 출연한 샤이니 민호(민호)와 함께 웃음을 자아냈다. 정채연(채연)이 민호의 팬임이 밝혀지자 분노한 것. 기범은 고등학교 시절 민호의 빵셔틀이었다.
키는 "그런 개쓰레기를 좋아하다니. 내가 민호의 실체를 다 까발려 주겠어"라며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민호의 실체를 폭로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민호 팬들의 신상 털기. 키는 고시원으로 돌아가던 중 샤이니 팬클럽에게 잡혀 머리채를 잡혔다. 그리고 자신이 게시판에 올린 글을 직접 지워야했다.
이처럼 '혼술남녀'는 시트콤 같은 과장된 상황들로 시청자의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넘치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가 한 몫을 했다.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던진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시트콤과 드라마 사이 '혼술남녀'를 만든다.
화려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혼술남녀'는 이같은 이유로 시청자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웃다 지치는 '혼술남녀'가 선사하는 1시간의 힐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