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장성규(34)·강지영 아나운서(28)는 달라도 너무 다른 동기다. 예능감으로 똘똘 뭉친 장성규, 나이에 비해 진지함이 넘쳐 흐르는 강지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넘치는 동료애를 자랑하는 두 사람이다. 서로가 힘들 때 그늘이 되어주고 발전을 위해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는 관계다.
2011년 MBC '일밤-신입사원'을 통해 데뷔한 장성규·강지영은 그해 JTBC 1기 아나운서에 특채로 합격했다.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입사까지 같은 길을 걸어왔다. 그야말로 남다른 인연이다. 그러나 성향 자체가 달라 걸어온 길은 차이가 있다. 현재 장성규는 1인 방송인 '짱티비씨'와 함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고 강지영은 '보고합니다! 5시 정치부회의'와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아나운서인 만큼 취중토크 중 순발력을 테스트 해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아는 형님', '어머님이 누구니', '조우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장성규는 "예전 같지 않아요. 뇌가 멈췄어요"라고 말했지만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뉴스를 만들었다. 센스가 빛을 발했다.
"지금 '아는 형님' 제8의 멤버로 이전에 누리지 못했던 즐거운 시간을 누리고 있는 장성규입니다. '아는 형님'에서 제가 아는 형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조우종 아나운서라고 대선배를 만났는데 본의 아니게 밟아드려 주변에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반응이 좋아 2주 동안 파티를 하다 보니 5kg이 쪘는데 기쁨과 스트레스를 동시에 준 조우종 아나운서 어머님이 누구니?(웃음)"
-강지영 아나운서도 설 연휴 화제의 주인공이었죠.
강 "시청률은 많이 안 나왔는데 회사 식구가 나오니 주변에서 관심이 많았어요. 친구들, 친척들이 잘 봤다고 연락이 왔어요. 사실 부모님은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하지만 방송을 보시더니 무난하게 한 것 같다고 다행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아쉬운 건 실물보다 좀 안 예쁘게 나왔어요. 그 점이 아쉬워요.(웃음)"
-'어머님이 누구니'는 고부 갈등을 다룬 예능이라 출연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강 "고민이 많았어요. 어떤 얘기가 오갈지 예상되니까요. 전 뉴스 하는 사람이라 여혐 문제로 불거질까 걱정돼서 진지해지더라고요. 재수 없는 이미지가 되면 뉴스가 잘 안 되지 않을까 싶고, 너무 착한 이미지로 보이면 재미없어지니 적절한 선을 찾는 게 어려웠어요. 그러다 시험 삼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도전했죠."
-오랜만에 예능 도전해보니 어땠나요.
강 "생방송은 한큐에 끝나는데 녹화가 7시간 걸렸어요. 녹화 시간이 좀 길긴 했지만 그래도 좋은 예능 나들이였어요."
-1인 방송에 도전하는 컨셉트인 '짱티비씨'는 잘 운영 중인가요.
장 "뉴스를 진행하다가 '짱티비씨'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어요. 처가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반기지 않았어요. 근데 아이가 좀 더 크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죠. 처음에 관심이 너무 저조해서 라이브 방송을 하면 10명도 안 봤어요. 그러다가 '아는 형님'에 나오면서 덩달아 관심받았죠. 이 프로그램 관련 콘텐트의 경우 조회 수가 20만이 넘었어요. 기분 좋아요. 다양한 컨셉트의 1인 콘텐트를 만들고 싶어요."
-아내도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잘 챙겨보나요.
장 "'짱티비씨'에서 술 게임을 하는 BJ를 만난 적이 있는데 거기서 한 벌칙을 보고 아내가 질투하더라고요. 아내 입장에선 남편이 그런 이미지로 보이는 게 싫은 거죠. 그래서 그 이후론 제가 나오는 방송을 안 봐요. 지금도 뭐 하고 있는지 잘 모를 거예요. 가끔 아내 입장에서 댓글을 다는 분들이 있는데 저희는 행복하답니다. 아내를 제가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정치부회의'를 2015년부터 이끌어오고 있는데 사이다 발언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강 "부담감은 없어요. 작가님이 수위 조절을 하긴 해요. 근데 멘트를 봤을 때 냉랭하거나 엣지가 안 서면 좀 날을 세우는 편이에요. 제일 좋은 발제는 한 명을 날카롭게 파고들 때에요. 개인적으로 그런 발제를 좋아해요. 공공의 적이 있으니까 민심을 읽고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거든요. 그게 언론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해요."
장 "지영이는 당돌함이 매력적이에요. 하고 싶은 말 다하고 메이크업도 안 하고 오는 아이거든요. 그 매력을 '정치부회의'에서 잘 살리고 있는 것 같아요."
강 "현장에 요즘도 직접 나가요. 기자와 아나운서를 굳이 나눈다면 취재를 하고, 안 하고인 것 같아요. 아나운서가 앵무새란 얘기를 많이 듣는데 그걸 불식시키고 싶었어요.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지금도 현장에 가요. 역량을 개발하지 않으면 퇴보할 수밖에 없잖아요."
-'차이나는 클라스'에도 출연하고 있어요.
강 "첫 번째 녹화가 기억에 남아요. 주제가 '민주주의'였는데 유시민 작가님이 오셔서 진행했죠. 지식 배틀의 향연이었어요. '쇼양(교양+예능)' 프로그램인데 진지한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지 아주 진지했어요. 인상적이었던 사람은 딘딘인데 정말 거침이 없었어요. 오프닝 촬영을 같이했는데 들어가기 전엔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하더니 녹화 들어가선 확 달라지더라고요. 어리지만 방송을 아주 잘 아는 친구에요. 귀여웠어요."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사진=김진경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 영상 편집=민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