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의 출연료가 회당 1억원 이상이 된 게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이런 상황을 이용해 한 몫 챙기려는 신인배우들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2년 전부터 눈에 띄면서 지난해 라이징스타로 자리매김한 한 배우는 하반기 방송될 지상파 드라마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불과 얼마 전 조연으로 활약하며 받은 출연료는 700만원(이하 1회당) 남짓이다. 주인공이 되고 요구한 출연료는 7000만원. 무려 10배나 뛰었다. 제작사는 매니지먼트에서 요구한 금액을 전부 맞춰주진 못 했지만 근접한 금액을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까지 해서 해당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가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작이 한류를 타면서 아시아권에서 인기있는 라이징스타로 손꼽히게 됐다. 글로벌 플랫폼이 활성화됨에 따라 해외 판권 계약을 할 때 해당 배우의 캐스팅 유무가 큰 작용을 한다. 그래서 신인이지만 원하는 금액을 맞출 수 밖에 없다.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말한 사례는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으나 결과만 놓고 봤을 때 결국 제작사와 매니지먼트 모두 '윈 윈'이다. 또 다른 드라마 출연을 앞둔 배우도 몇 년 전부터 흐름을 타더니 지난해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벌써 차기작이 정해져 한창 촬영 중이며 그 다음 작품에 대한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오는 연말, 혹은 내년 초 방송될 드라마 제작사를 상대로 이 배우의 매니지먼트가 요구한 회당 출연료는 8000만원. 꼭 그 배우가 아니여도 상관없기에 제작사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괜한 배짱을 튕긴 매니지먼트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 버렸다. 정도껏 출연료 인상을 요구했어야하는데 터무니 없는 금액에 업계 관계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문화평론가 이호규 씨는 "예전부터 무분별하게 높은 배우들의 출연료가 문제가 됐지만 이를 본 신인들과 그 소속사의 막무가내 갑질이 업계 질서를 흐린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란 말이 있지만 반대로 영원한 건 절대 없는 법이라는 것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