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였던 손흥민, 승리 위해 팀을 택하다



손흥민(22)이 패스에 눈을 떴다. 그를 지도한 육민관중의 나승화(46) 감독은 "흥민이는 승리에 대한 갈망이 강하다. 이기기 위해 최근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레버쿠젠(독일)은 23일(한국시간)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리그 3차전 홈경기에서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를 2-0으로 꺾었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득점과 도움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호평이 쏟아졌다. 통계전문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은 "침투패스가 좋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손흥민의 패스 성공율은 81.3%였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평균(82.7%)에 살짝 못 미친다. 그러나 팀 패스성공률 1위였고 슈팅으로 연결된 패스(키패스)도 다섯 차례나 나왔다.

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손흥민 경기 평점·슈팅 횟수와 위치·키패스 횟수와 위치. 레버쿠젠의의 키패스 11개 중 5개가 손흥민의 몫이였다. 사진=후스코어드닷컴 캡쳐
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손흥민 경기 평점·슈팅 횟수와 위치·키패스 횟수와 위치. 레버쿠젠의의 키패스 11개 중 5개가 손흥민의 몫이였다.

사진=후스코어드닷컴 캡쳐


그동안 손흥민은 패스보다 슈팅이 좋은 선수로 꼽혔다. 학원축구가 아닌 아버지 손웅정 감독에게 홀로 축구의 기본기만 배웠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서야 육민관중 축구부에 입학하며 '팀' 스포츠로 축구를 다시 만났다. 나 감독은 "흥민이가 개인기도 좋고 발도 빨랐다. 그러나 동료와 연계가 부족했다. 혼자 축구를 배워서 그런 것이니 천천히 개선하자고 했다"고 떠올렸다.

습관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2010~2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뒤 함부르크에서 뛸 때까지도 손흥민은 연계보다는 개인 기술에 의한 돌파를 선호했다. 독일에서 첫 번째, 두 번째 시즌에는 8골을 넣는 동안 단 한 개의 도움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 패스 실력을 가다듬었다. 도움을 5개까지 끌어올렸다. 승리를 위해 자신을 내려 놓은 것이다.

올해는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여유까지 생겼다. 손흥민은 제니트 전 전반 5분 침투하는 왼쪽 수비수 웬델(21)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넣어줬다. 상징적인 장면이다. 함부르크 시절 손흥민이었으면 십중팔구 수비를 따돌린 뒤 중거리 슈팅을 날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패스를 선택할 줄 아는 시야를 갖췄다. 제자의 성장이 흐뭇하다는 나 감독은 "패스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 경험까지 쌓이면 더 무서운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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