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함이 과해 안하무인일 정도였던 현빈이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문 열지 마"라고 애원했다. 결투가 종료되는 대기시간 60초는 현빈에게도 시청자에게도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15일 방송된 tvN 토일극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는 현빈(유진우)이 박훈(차형석)에게 공격당하던 중 박신혜(정희주) 덕에 목숨을 구했다.
현빈은 박훈에게 공격당한 부위가 실제로 다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진웅은 "칼에 찔린 적 없다. 피는 없었다. 골절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배에 붕대는 장 파열로 인한 수술 때문이었다. 심지어 현빈은 렌즈를 끼고 있지 않았다. 즉 렌즈 없이도 자동으로 게임에 로그인되는 것.
설상가상, 현빈의 왼쪽 다리 부상이 심각했다. 완치될 수 없고 재활도 소용없는 수준이었다. 이때 천둥이 치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기타 선율이 들렸다. 렌즈를 끼지 않았음에도 '적이 나타났다'는 메시지가 떴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자 현빈은 극도로 긴장했다. 박신혜의 뒤로 박훈이 나타났다.
멘탈이 무너진 현빈은 "나가, 문 닫으라고!"라고 소리치고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박신혜가 문을 닫자 '장애물로 인해 결투가 지연되고 있다'는 메시지가 열렸다. 그리고 60초의 대기시간이 시작됐다. 현빈은 박신혜에게 "문 열지 말라고! 열지 말아요. 잠깐만 기다려요"라고 애원했다.
60초란 시간은 매우 길었다. 박신혜가 한보름(고유라)을 다른 곳으로 유인하는 동안 50초 정도가 지나갔다. 현빈도 시청자도 안심하려던 찰나 병실 문이 열리고 의문의 환자가 들어왔다. 병실을 잘못 찾았다고 했다. 결국 결투는 재개됐다. 현빈은 환자의 목발을 빼앗아 탈출을 시도했지만, 그 환자가 다시 문을 열면서 박훈이 현빈을 쫓아왔다.
박훈의 칼에 죽음을 앞두고 현빈은 '차형석은 타살이다. 내가 차형석을 죽였다. 그 증명으로 나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죽게 될 참이었다. 우리의 죽음은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게 되겠지만 우리는 안다. 우린 서로를 죽여 복수했다'고 생각했다. 그때 박신혜가 나타났다. 게임은 박신혜를 장애물로 인식하고 결투를 중지했다.
이를 안 현빈은 가려는 박신혜를 붙잡고 "잠깐만 그냥 있어요. 잠시만. 제발 1분만 그대로 있어요"라고 부탁했다. 현빈은 초점 없는 동공으로 "내가 이상하죠. 이해가 안 되죠. 내가 미친 거 같아요? 나는 내가 미친 거 같아요"라고 말했고 박신혜는 울었다. 길었던 60초가 지나자 박훈은 사라졌다.
현빈과 박훈의 AR 게임 속 대결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현빈의 시점에서 박훈에게 쫓기는 긴박한 상황이 생생하게 그려졌고 현빈도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시청자의 긴장감을 높였다. 또 현빈이 박신혜에게 의지하는 장면은 로맨스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팽팽한 케미스트리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