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대 진출을 노리는 양현종(26)에게 가장 높은 금액을 포스팅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미네소타로 알려졌다. 금액이 기대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양현종은 미국행을 원하고 있다. KIA 구단의 동의가 떨어지면 양현종은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미네소타 마운드의 현실을 감안하면 양현종이 선발 경쟁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양현종이 미국행을 바라는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팀과 리그 현실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4~5선발 부재, 기회의 땅?
미네소타 마운드는 확실한 원·투 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팀 에이스는 우완 필 휴즈로 올 시즌 32경기에 등판해 16승10패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다. 그는 팀 내에서 유일하게 200이닝(209⅔)을 넘게 소화하며 마운드를 책임졌다. 그 뒤를 오른손 카일 깁슨이 뒷받침하고 있다. 깁슨은 올해 31경기에서 13승12패 평균자책점 4.47을 남겼다. 3선발은 지난해 류현진(LA 다저스)의 동료였던 리키 놀라스코이다. 올 시즌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은 놀라스코는 27경기에 나서 6승12패 평균자책점 5.38에 그쳤다.
1~3선발을 제외하고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선수는 없었다. 4선발로 나섰던 우완 케빈 코레이아는 시즌 도중 다저스로 이적했다. 4~5선발 자리가 비어있는 만큼 양현종으로선 적어도 기회는 잡을 수 있다. 경쟁에서 이긴다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1~3선발이 모두 오른손 투수라는 점은 좌완 양현종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진했던 3선발 놀라스코까지 양현종의 사정권에 놓을 수 있다.
◇타격 강한 AL 중부지구, 시련의 땅?
그러나 미네소타 마운드의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미네소타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평균자책점(4.57)이 29위였다. 미네소타보다 부진한 마운드는 콜로라도가 유일하다. 팀 탈삼진(1031개)은 꼴찌였고, 피안타율은 0.280으로 가장 높았다. 사실상 리그 최하위 수준의 마운드라는 걸 감안하면 양현종이 선발 경쟁에서 밀릴 경우 향후에도 다른 구단에서도 그를 원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리그 최강의 타격을 자랑하는 구단들과 만나야 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 미네소타가 소속되어 있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는 디트로이트·시카고 화이트삭스·캔자스시티·클리블랜드가 있다. 디트로이트에는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올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캔자스시티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미네소타는 올 시즌 70승92패(승률 0.432)로 지구 꼴찌에 머물렀다.
미네소타는 양현종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살아남지 못할 경우 혹독한 '시련의 땅'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