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다. '여자 2번' '서브 여주'라는 꼬리표가 무겁기만 하다. 차예련·왕지혜·서지혜의 얘기다.
세 사람은 현 배우 시장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 뒤를 묵직히 떠받드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대중의 인식에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 했다.
◇ 론칭쇼 가는 셀럽
차예련은 본인 스스로도 '서브' 꼬리표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해 '라디오스타'에 나와 10년간 서브 여주인공으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그의 연기 경력은 10년이 지났다. 데뷔 초만 해도 도시적인 마스크에 쭉뻗은 키까지 유망주로 불렸다. 영화 '여고괴담 4-목소리'에서 4500대 1 경쟁률을 뚫고 주연 자리를 꿰찼다.
이후에도 '므이' 등 주연을 꿰차며 승승장구하는 듯했으나 연기력 논란에 부딪혔다. 결국 여러 드라마에 나왔지만 어느 것 하나 기억에 남는 건 없다. 대중에겐 론칭쇼에 자주 가는 셀럽일 뿐. 최근작 '화려한 유혹'에서는 그 활약 마저도 미약했고 이젠 '주상욱의 여자'로 불린다.
◇ 여전히 이름 헷갈려
왕지혜도 2003년 강동원 주연의 드라마 '1%의 어떤 것'으로 데뷔했다. 2010년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보스를 지켜라' '수상한 가정부' '호텔 킹' '미녀의 탄생' 등. 중간중간 '정글의 법칙'과 같은 예능도 나왔지만 일회성이었다. 엎친데덮친격으로 2009년부터 몸 담았던 키이스트와 지난해 계약이 만료됐다. 5년 이상 몸 담았던 곳에서 나온 왕지혜는 본의 아니게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데뷔부터 왕빛나와 이름 혼돈을 주더니 이렇다 할 활동이 없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배용준과 박수진의 결혼 당시 '박수진의 친구'로 불렸다. '테이스티 로드'서 빵 먹던 장면이 손꼽히는 그의 필모그라피.
◇ 한 끗 아쉬운 만년 유망주
서지혜는 뜰듯 말듯 망설이는 배우다. 데뷔부터 화려한 조명을 받았지만 제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 했다. 순수한 얼굴과 모델 이상의 몸매까지 갖추며 데뷔 초반 드라마와 영화계 모두 종횡무진 했지만 어느 샌간 '밍숭맹숭'한 배우로 불렸다. 지난해 박경수 작가의 '펀치'서 도도하고 차분한 검사를 맡아 열연했다. 제 몫을 다 해냈지만 남성 중심으로 그려진 스토리 때문에 크게 주목 받지 못 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PD는 "서현진의 '또 오해영' 성공을 보며 '서브 여주'라 불리는 배우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제작사에서도 인식이 달라졌다. 배우의 재발견을 위해 다시 한 번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