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은 지난 19일 롯데전을 끝으로 시범 경기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6.75(8이닝 6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88이다. 표면적인 성적이 좋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세부 성적이다. 41타자를 상대해 허용한 피안타 11개, 이 중 9개가 장타다. 비율로는 무려 82%. 쉽게 말해 맞았다 하면 타구가 크게 날아간다.
시범 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대구 kt전에서는 3이닝 6피안타 6실점(4자책점)을 했다. 피홈런을 무려 4개나 허용했다. 직구·체인지업·커브 등 구종을 가리지 않고 맞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32km에 불과할 정도로 빠르지 않았다. 2회 장성우에게 허용한 피홈런도 시속 130km의 '느린' 직구를 통타당한 결과였다. 지난 19일 사직 롯데전에선 피홈런이 없었다. 5이닝 3실점(2자책점). 그러나 피안타 5개 중 4개가 장타였다. 1회와 4· 5회 각각 전준우와 한동희·이대호에게 2루타를 맞았고, 2회에는 아수아헤에게 좌중간 3루타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해와 양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 2018년 윤성환의 피홈런은 28개로 신재영(키움 31개)에 이은 리그 전체 2위였다. 피장타율도 0.565로 높았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25명 중 5할대 피장타율을 넘긴 선수는 김원중(롯데·0.509)이 유일하다. 규정 이닝을 넘겼다면 이 부문 전체 1위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 있었다. 부진한 성적(5승9패·평균자책점 6.98) 중 가장 큰 이유가 피장타다. A구단 전력분석 관계자는 "다른 투수라면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윤성환은 떨어진 구속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구속이 나오지 않는다. 롯데전 최고 구속도 시속 134km에 머물렀다. 같은 날 마운드에 오른 유희관(두산)의 최고 구속(시속 129km)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슬라이더와 커브·체인지업을 다채롭게 섞지만 직구 위력이 떨어지니 타자가 받는 위압감이 덜하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기교파인데 직구가 받쳐 주지 않으니 생존이 어렵다.
김한수 감독은 윤성환을 아직 '선발'로 본다. 팀 내 윤성환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다. 2 년차 기대주 양창섭이 팔꿈치 수술을 받아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것도 악재다.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을 전환한 최충연의 안정감도 아직 떨어진다. 무엇보다 힘으로 타자를 찍어 누르지 못하는 특성상 윤성환을 불펜에서 기용하는 것은 더 어려운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