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나를 외국인 선수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두산 니퍼트(35)의 말처럼 팀 동료들도 그를 '같은 동료'로 바라본다.
수장의 입장에선 니퍼트와 같은 외국인 선수가 있다면 그저 든든하다. 김태형(49) 두산 감독은 "니퍼트는 분명 존재감이 남다르다"며 "대체하기 쉽지 않은 선수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하는 선수다"고 말한다.
단순히 실력을 떠나 고참으로서 역할도 돋보인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의사 소통이 뛰어나고 리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머리가 굉장히 좋다"고 칭찬했다. 특히 "국내 고참 선수 이상으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며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니퍼트는 새 외국인 선수가 한국 야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면에서 조언한다. 김 감독은 "니퍼트가 보우덴에게 교육을 잘 시켰더라"고 웃으며 "외국인 셋(니퍼트·보우덴·에반스)이 잘 뭉쳐 다니더라"고 귀띔했다.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투수진도 니퍼트를 한국 선수, 고참으로 여긴다.
노경은(32)은 "니퍼트는 더 이상 외국인 선수로 안 보인다. 그냥 여느 팀 선배 같다"고 말한다. 니퍼트는 후배들을 위한 애정어린 조언과 쓴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노경은은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본인 할 것만 하고 국내 선수에게는 별로 신경 안 쓴다. 그런데 니퍼트는 후배들이 다소 훈련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면 '왜 러닝이 중요한지' '프로 선수로 자부심을 가져라' 등의 이야기를 해준다"고 했다.
또 몸 관리나 운동법이 워낙 철저한 선수여서 곁에서 많이 보고 배운다고 한다. 유희관(30)은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그냥 두산 팀 동료인 것 같다"며 "가끔씩 투수조 미팅도 소집할 만큼 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친한 (외국인) 형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