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은 일간스포츠 설문 조사에서 30표를 받아 2년 연속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심판'으로 선정됐다. 심판은 고독한 직업이다. 선수와 팬을 포함해 야구장에 있는 수만 명의 사람들 중 심판을 편드는 이는 드물다. 잘하면 당연하고, 못하면 온갖 비난을 뒤집어써야 한다. 심판의 애환이다. 이 위원은 "심판들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격려를 부탁했다.
- 2년 연속 최고 심판으로 선정됐다. "올해로 심판 20년 차다. 심판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키려고 노력하는 게 있다. 정확하게 판정하고 가급적 에러를 줄이려고 한다. 그뿐이다."
- 심판 일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모든 동료 심판이 마찬가지겠지만, 오심을 했을 때다. 오심을 저지르고 나면 자괴감에 빠진다. 직업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하는데 쉽지 않다. 판정 하나에 승부가 좌지우지되고, 때로 팬들에게 원성을 들을 때는 마음이 무겁다."
- 합의판정제도 시행 뒤 심판 판정에 반응이 더 예민해졌다는 평가가 있는데. "심판들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경기가 끝나면 영상으로 경기 내용 전체를 모니터한다. '정심과 오심이 왜 나왔나' '판정을 너무 빨리 한 건 아닌가' '판정 위치는 좋았나, 나빴나' 등을 복기한다."
- 심판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도 있는데. "팬 입장에서 더 정확한 판정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 다만 판정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해 주시면 야구가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 가장 어려운 판정이 있었다면. "모든 판정이 다 어렵다. 유독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01년 9월 18일에 열린 마산 삼성-롯데전이다. 롯데 펠릭스 호세가 1루 주자였다.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이 나왔을 때 삼성 투수 배영수에게 달려가 주먹다짐을 했다.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그 경기의 구심이 나였다. 아쉬움이 남았다. 사태가 일어나기 전 미리 두 팀 선수들에게 경고를 했다면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후회가 되면서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다. 심판으로서 야구 경기를 원만하게 끝내는 게 목표다."
- 잊을 수 없는 경기겠다. "은퇴할 때까지 못 잊는다. 그 경기를 경험한 뒤 그라운드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능력이 생겼다."
- 페넌트레이스가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체력 관리가 중요해졌다. "운동하면서 체력을 관리하는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래도 지난해부터 2주에 한 번씩 루키 심판들에게 경험을 쌓게 한다는 취지로 5인 1조에서 6인 1조로 심판조를 운영한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구심으로 가장 제구가 좋았던 투수는 누구였나. "류현진(현 LA 다저스)이다. 한마디로 멋있었다."
- 제구가 좋은 투수가 마운드에 있으면 볼·스트라이크 판정이 쉽지 않나. "반대로 어려울 수도 있다. 컨트롤이 좋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에서 공 반 개를 뺐다 넣다 한다. 이러면 심판도 속을 수 있다. 제구력에선 류현진이 최고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