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구단은 15일 KBO에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34)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하는 동시에 브리검과 총액 53만 달러(5억9000만원·연봉 48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에 계약했다.
시범경기에서 2경기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던 스미스는 정규시즌에서도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6.30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다만 직전 등판이던 13일 LG전에서 7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KBO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14일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스미스의 첫 승은 운이 좀 많이 따랐다고 판단했다. (승리와 별개로) 외야로 나간 큰 타구가 많았다"라며 "우리가 원한 제구력과 스피드, 땅볼 비율(땅볼 14개, 뜬공 10개)이 앞으로도 크게 향상될 것 같지 않아 어려운 결정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키움은 왜 방출한 브리검을 불과 몇 달 만에 다시 데려왔을까?
브리검은 히어로즈 소속으로 에이스로 활약하며 통산 104경기에 등판해 43승 2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종료 뒤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대만프로야구(CPBL) 웨이취엔 드래곤스에 입단했다.
홍원기 감독은 "브리검에 대해 가장 우려한 점이 부상이다. 재계약 과정에서 가장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런데 대만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통해 걱정이 말끔히 해소됐다"라고 밝혔다. 브리검은 CPBL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브리검은 9승 5패 평균자책점 3.62를 올렸지만 팔꿈치 부상 탓에 21경기 등판에 그쳤다. 키움은 브리검이 부상만 없다면, 이전의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홍 감독은 "브리검이 대만에서 2018년 KBO리그에서 기록한 땅볼 비율을 상향하고 있더라"며 기대했다. 브리검은 2018년 땅볼(247개)-플라이볼(145개) 비율이 1.70으로 굉장히 높았다.
키움은 스미스가 시범경기부터 부진하자 일찌감치 교체 검토에 돌입했다. 이왕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한다면, 보유권을 포기한 브리검을 빨리 데려와야 다른 구단에 뺏기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브리검이 키움에서 4시즌을 소화하며 팀 적응을 마쳤고, 팀 합류도 빨리 이뤄질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 홍 감독은 "다른 후보군도 있었지만 미국에서 새로운 투수를 영입하려면 최소 두 달은 걸릴 것 같았다"라며 "시간적인 부분도 고려했다. 단순히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히어로즈 선수를 다시 데려온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브리검은 5월 초 입국한 뒤 5월 중순 팀 합류 예정이다.
브리검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후에도 홍원기 감독의 취임식 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축하한다"고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홍 감독은 "지난 4년간 다사다난했던 현장에 있으며 묵묵히 역할을 해준 선수"라고 애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