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는 tvN 금토극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이하 '도깨비') 첫 방송 전 이같이 장담한 바 있다. 로코 장인의 자신감은 빈말이 아니었다. 도깨비 공유(김신)와 저승사자 이동욱은 비인간적 매력으로 재벌 남자주인공을 뛰어넘는 매력을 발산했다.
첫 회의 등장인물 소개를 마치고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도깨비' 2회에서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됐다. 공유와 이동욱의 브로맨스도 마찬가지. 한 집에 살게 된 두 사람은 티격태격 소년 같은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내가 뭘 못하는데"라며 공유에게 딱 붙어 화를 내는 이동욱, 300년이나 돈을 모아 이사왔다는 이동욱에게 "아, 난 돈도 많고 금도 많아서"라고 약올리는 공유는 신이라기보단 키만 큰 초등학생들 같았다.
이처럼 '초딩 매력'으로 가득했던 이들은 이내 돌변, 일하는 남자의 섹시함을 맘껏 발산했다. 저승사자 이동욱은 출근룩인 검은 옷과 검은 모자만 쓰면 소년미는 온데간데 없이 서늘한 섹시미만 남았다. 김고은(지은탁)을 위해 도깨비의 능력을 보여주는 공유 또한 섹시했다. 김고은의 장난기에 언제 당황했냐는 듯 냉철한 도깨비로 180도 변신했다.
이날 90분의 방송은 사실 엔딩을 위한 준비 시간이었다. 엔딩은 안방극장 여심을 모두 사로잡기 충분할 정도로 강렬했다. 두 사람이 한 일은 별로 없다. 그저 앞으로 걸어나왔을 뿐.
사채업자들에게 끌려간 김고은을 구하기 위해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나섰다. 슈트를 차려입고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공유와 이동욱은 드라마를 순식간에 런웨이로 만들었다. 여심은 아직 준비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제멋대로 맘 속으로 '훅' 하고 들어온 두 남자였다.
다음 회를 어찌 기다리지 않을 수 있을까. 재벌 한 트럭을 갖다 줘도 이 남자들에겐 못 당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