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극 '굿와이프'의 강점과 오점 모두 전도연이었다.
'굿와이프'가 호평 속에 지난 27일 막을 내렸다. 전도연의 압도적 연기가 이러한 호평을 이끈 가운데, 전도연의 역할인 김혜경은 점차 정체성을 잃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도연의 연기는 두 말 하면 섭섭할 정도. 칸의 여왕의 내공은 어디 가지 않았다.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며 명품 드라마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전도연이었다.
그러나 전도연은 약점이기도 했다. 정확히 말하면 전도연이 아니라 전도연의 역할인 김혜경이 이 드라마의 오점이었다.
원작인 미국드라마에서 주인공 알리샤는 주체적인 여성이다. 드라마는 누군가의 남편이었던 알리샤가 변호사로 자리 잡으며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그는 당당하고 거침없다.
김혜경의 시작도 비슷했다. 남편 유지태(이태준)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실력 있는 변호사로 성장해 나갔다. 그러나 점차 김혜경은 의존적인 여성으로 변해갔다.
사건은 모두 나나(김단)가 해결했다. 대신 전도연(김혜경)은 윤계상(서중원)과 유지태 사이에서 치정 불륜극을 펼쳤다. 우유부단한 전도연의 행동에 민폐 여주라는 혹평도 등장할 정도였다. 그렇게 치정극이 극에 달해갈수록 전도연의 정체성도 희미해져갔다.
'굿와이프'는 마지막회 마지막 장면에서 '당신이 가장 소중합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자신을 되찾은 전도연이 시청자에게 건네는 메시지. 그러나 정작 전도연의 김혜경이 이 말을 건넬 수 있을 정도의 주체적 여성인지에는 의문이 든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