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10경기 예방주사’는 강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LG 더그아웃에서는 묘한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그라운드에서 여지없이 표현됐다. LG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투타의 조화와 타격의 폭발력에 힘입어 13-4로 대승을 거뒀다.

양상문 LG 감독은 "포스트시즌이라 주위에서는 긴장되지 않냐고 묻는데, 시즌 막판 긴장되는 경기를 한 10경기 정도 한 뒤의 시리즈라 오히려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쳐내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예방주사 격이다. LG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4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넥센과의 3연전을 시작으로 삼성, NC 등 강팀을 줄줄이 만나는 만만치 않은 대진운을 4승1패로 이겨내면서 자신감이 붙었지만, 5위 SK가 1경기 차까지 쫓아 오면서 매 경기 승부에 집중해야했다.

특히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SK와 4위 자리를 두고 싸웠기 때문에 선수들 매일 긴장감 속에 살았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치른 17일 사직 롯데전은 긴장감의 최고조였다. 양 감독은 "지금 생각하면 롯데전을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갰다"고 웃었다.

이 긴장감은 되려 선수들에게 힘이 됐다. 가을 잔치의 간절함을 안고 치렀던 10경기가 선수들에게는 단기전의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신재웅은 "우리 팀은 이미 10일 전부터 포스트시즌 모드였다. 준플레이오프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특별히 긴장감도 없다. 이미 그 긴장감을 일찍부터 맛봤다"면서 "하루 쉬고 1차전을 시작해서 그런지 정규시즌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했다. 김용의도 "솔직히 준플레이오프보다 그 전에 4위 싸움을 했던 것이 더 긴장됐다. 지금은 반대로 정규시즌 치르는 기분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구는 심리적인 요소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 한 경기의 승패로 팀 운명이 결정되는 단기전에서는 더욱 그렇다. 긴장감과 부담감을 떨쳐내고 얼마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나서느냐가 승리와도 직결된다. 선수단 전체가 마치 준비된 것 같은 느낌으로 준플레이오프를 즐기고 있는 LG와가 이번 시리즈에서 NC에 앞서게 된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창원=김유정 기자
당신이 좋아할 만한정보
AD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지금 뜨고 있는뉴스
오피니언
행사&비즈니스
HotPho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