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전 멤버 화영(21·본명 류화영)이 1년 반의 공백을 깨고 홀로서기에 나선다. 이번엔 가수가 아닌 연기자다. 화영은 지난 2012년 7월 티아라에서 탈퇴했다. 티아라 막내로 2010년 뒤늦게 합류한지 2년 만에 왕따설·불화설 등에 휘말렸고, 결국 전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에서 '아웃' 당했다. 이후 각종 루머들이 잠잠해지고 스스로를 재정비를 하는 데 까지 꼬박 1년 반이 걸렸다. 화영은 그동안 새 소속사를 찾고 내실을 다져왔다. "지난 1년여는 새로운 인생을 위한 전환점이 됐다. 이젠 오랜 꿈이었던 연기자에 도전한다. 요즘 열심히 오디션을 보고 있다. 배우로 자리잡을 때까진 연애도 안 할 거다"며 웃는 화영의 모습에선 여유가 느껴졌다. 티아라 '방출 사건'도 담담히 말할 수 있을 만큼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많이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오랜만이다.
"소속사를 다시 찾고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데 1년 반이 걸렸다. 쉬는 동안 연기 수업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고치려고 노력했다. 또 스킨스쿠버 등 각종 자격증을 따느라 바쁘고 알차게 보냈다."
-티아라에서 탈퇴할 당시 이야기를 속시원히 해줄 수 있나.
"멤버들과 사이가 안 좋았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다른 그룹들도 우리와 비슷할거다. 우리만 유난히 사이가 나쁘고 심각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같이 일하는 사람과 삐걱거리는 부분이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그땐 나도 잘못한 부분이 있었고, 언니들도 잘못한 부분이 있었다. 누가 더 잘못했다고 말하긴 힘들다. 서로 오해해서 부딪혔던거다."
-당시 왕따설·폭행설·일진설 등 각종 루머가 많았다. 가장 억울했던 건 뭔가.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이젠 어떤 루머가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난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서 내 마음도 많이 풀리고 성숙해진 것 같다."
-그룹에서 강제 퇴출을 당했다.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
"팀에서 방출된 걸 인터넷에 뜬 기사를 보고 알았다. 정말 의아했다. 컴퓨터를 켰는데 내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더라. 클릭해봤더니 내가 티아라에서 탈퇴한다는 기사들이 올라왔다. 언니들과 싸우고 사이가 많이 안좋을 때여서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그런 기사를 접해서 상황 파악이 잘 안됐다.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것이었다. 소속사에 물었더니 '방출이 맞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땐 많이 서운했지만 나중엔 (전 소속사)김광수 사장님도 어쩔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김광수 사장님은 내겐 아빠같은 분이었다. 활동할 때 많이 챙겨주셨다. 꼭 한 번 다시 보고 싶다."
-그 이후 멤버들과 연락은 하나.
"아직은 안 한다. 하지만 언니들이 지금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고, 나도 다시 활동을 시작했으니 언젠가 방송국에서 만날 거라고 생각한다. 그땐 '잘지냈어? 우리 힘내자'라는 말을 건네고 싶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우리가 그땐 참 어렸지'라며 웃으며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언니들과 술 한 잔도 하고 싶다."
-가수 활동이 그립지 않나.
"같이 활동했을 때 친하게 지냈던 아이돌 가수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1위를 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음악방송에 설 때 마다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도 많이 그립고 보고싶다."
-티아라 활동 중 가장 후회되는 일은.
"티아라 활동은 값진 경험이다. 티아라 멤버였던 걸 절대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동생이고,뒤늦게 합류했다는 이유로 언니들이 내게 무조건 맞춰주고 봐줄 거라고 기대한 게 후회된다. 먼저 언니들에게 다가가서 챙겨줄 걸 그랬다."
-힘들었던 순간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쌍둥이 효영언니다. 사실 탈퇴한 뒤로 많이 방황했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져서 마음을 잡기 힘들었다. 그때마다 언니가 문자로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내가 아파할 땐 언니가 더 슬퍼했다. 그런 언니를 보면서 더 힘을 많이 낼 수 있었고, 금방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연기자로 전향했다.
"전 소속사 사장님이 가수로 먼저 데뷔하고 연기를 하라고 해서 티아라로 활동을 했던 거였다. 사실 원래 꿈은 연기자였다. 그래서 대학 전공도 실용음악과가 아닌 연극영화과를 선택했다. 티아라 탈퇴 이후 가요 관계자들에게 전속 계약 제의를 받았는데 연기를 하고 싶어서 다 거절했다. 배우들만 있는 소속사인 웰메이드와 계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연기 데뷔작은 정해졌나.
"아직이다. 요즘 계속 오디션을 보고 있는데 쉽지 않다.(웃음) 오디션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편견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닌 것 같다."
-꼭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별에서 온 그대'를 요즘 재밌게 본다. 전지현 선배님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그런 캐릭터를 꼭 한 번 연기해보고 싶다. 개성있는 캐릭터를 좋아한다. 기회가 된다면 비련의 여자 주인공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또 언니와 쌍둥이 자매로 함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그럼 정말 리얼하게 연기할 수 있는데….(웃음)"
-가수 활동은 이젠 다신 안하는 건가.
"절대 안하겠다는 건 아니다. 다만 내 오랜 꿈인 배우의 길에 이제 막 발을 들인 만큼 배우로 성공할 때까지 당분간 이 일에만 집중하고 싶다. 배우로 자리잡을 때까진 연애도 안할거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