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와 LG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은 한 문장으로 요약됐다. NC는 못 던졌고, LG는 못 쳤다.
NC와 LG는 24일 잠실구장에서 PO 3차전을 치렀다. PO 1~2차전을 패하며 벼랑 끝에 몰린 LG가 2-1로 승리를 거두며 반격에 성공했다. 2연승 후 1패를 당한 NC는 4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린다.
김경문 NC 감독은 3차전 선발에 우완 장현식을 내세웠다. 1995년 생으로 140㎞ 중후반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사용한다. 적은 경험이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장현식의 좋은 구위에 기대감을 나타내며 PO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김경문 감독의 바람과 달리 장현식은 시작부터 흔들렸다. 1회 문선재와 이천웅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제구가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됐다. 최일언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긴장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박용택과 히메네스를 범타로 처리했지만, 2사 후 오지환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채은성에게 스트레이트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선제 실점했다. 손주인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대량실점은 하지 않았다.
장현식은 2회 선두 타자 정상호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자 NC 불펜이 가동됐다. 김경문 감독은 최금강을 투입했다. 최금강은 김용의와 문선재를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하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이천웅과 박용택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에 몰렸다. 히메네스를 삼진으로 잡아 간신히 위기에서 탈출했다. 최금강은 3회 볼넷과 안타를 내줘 2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김용의에게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중견수 김준완의 호수비로 실점하지 않았다. ·
최금강은 4회 볼넷과 안타를 다시 허용했다. NC는 최금강을 내리고 마무리 임창민을 조기 투입하는 초강수를 썼다. 이때까지 NC는 볼넷 9개를 내줬다. 임창민은 첫 타자 오지환에게 볼넷을 기록했다. NC 마운드의 10번째 볼넷으로 KBO리그 가을야구 한 경기 최다 기록과 타이였다. NC의 볼넷은 이어졌다. 임창민이 6회 이천웅에게 11번째 볼넷을 허용했다. 한 경기 최다 기록 경신. 바뀐 투수 원종현마저 오지환에게 볼넷을 허용해 12개째를 기록했다. 8회 몸에 맞는 공 2개를 내줘 NC는 14사사구를 내줬다.
LG는 상대 투수의 제구 난조로 1~4회까지 매이닝 득점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득점은 1회 밀어내기 볼넷으로 얻은 1점 뿐이었다. 1~2회 2사 만루 기회에서 시원한 적시타는 터지지 않았다. 4회 다시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채은성의 타구가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6회에는 2루타와 볼넷 2개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적시타는 없었다. PO 1~2차전에서 보여준 득점권 부진이 3차전까지 이어졌다. 무려 세 차례 만루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고, 잔루는 14개에 달했다.
LG 타선의 방망이는 전체적으로 느리게 돌아갔다. 체력적인 문제로 보인다. LG는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1~2차전까지 8경기를 치렀다. 체력적으로 떨어질 시기가 왔다. 여기에 NC 마운드의 제구력이 경기 시작부터 흔들렸다. 제구가 좋지 않은 공이 계속 들어오다 보니 타격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조금 앞에서 맞으면 될 것 같은데, 타이밍이 늦다"고 지적했다.
LG는 8회 안타와 몸에 맞는 공 2개로 다섯 번째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방망이는 터지지 않았다. 히메네스의 3루 땅볼 때 2루 주자가 포스 아웃됐고, 홈을 파고 들던 문선재가 합의 판정 끝에 아웃 선언을 받았다. 오지환이 다시 몸에 맞는 공으로 여섯 번째 만루. 그러나 채은성이 잘맞은 타구는 우익수 나성범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4안타-15사사구를 얻고 1득점. 그러나 LG는 마지막에 웃었다. 연장 11회 1사 2·3루 기회에서 대타 양석환의 빗맞은 내야 안타가 끝내기 결승타가 됐다. 그러나 득점권 타선 침묵은 양상문 감독에게 깊은 고민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