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방마님 강민호(29)의 홈런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16경기에서 벌써 5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강민호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0-2로 뒤진 7회 1사 후 추격의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두산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7구째 133㎞짜리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잠실구장 좌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로 힘이 실려 날아갔다. 지난 13일 광주 KIA전 이후 5경기 만에 터뜨린 한 방이었다. 시즌 5호 홈런으로 조쉬벨(LG) 이택근(넥센) 테임즈(NC)와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강민호는 지난해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장타력도 떨어져 장타율이 0.376, 홈런은 11개에 그쳤다.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앞두고 부담을 많이 갖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4년 총액 75억원의 대박 계약을 맺은 뒤 올 시즌 한결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겨우내 웨이트를 통해 힘을 더 키워 펀치력도 늘어난 모습이다.
강민호는 지난달 30일 사직 한화전에서 1경기 2홈런을 터뜨리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16경기를 치르면서 벌써 5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산술적으로 40홈런이 가능한 페이스다.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010년의 23개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장타력이 살아난 건 고무적이나 반대로 타율과 선구안은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강민호의 타율은 0.220로 주전 선수 가운데 가장 낮다. 볼넷(6개)과 삼진(20개)의 비율은 1:3이 넘을 정도로 좋지 않다. 때문에 동료들은 그를 시카고 화이트 삭스에서 뛰고 있는 아담 던에 비유한다. 던은 통산 홈런이 440개 달하는 강타자지만, 삼진도 많이 당하는 걸로 유명하다. 한 방 아니면 삼진이라는 뜻으로 강민호에게는 분명 좋지 않은 별명이다.
강민호는 경기 전 "장타력이 좋아진 건 반가운 소식이지만, 아직 정상적인 타격감은 아니다"라며 "삼진이 많은데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박흥식 타격 코치님께 여러 조언을 듣고 있다. 타격폼을 간결하게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