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 SF에 완패…‘승리요정’ 효과는 없었다



'승리요정'이 태평양까지 건너갔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캔자스시티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에서 1-7로 완패했다. 선발 제임스 쉴즈가 제구 난조 속에 3이닝 5실점 조기강판 한 탓이 컸다.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 앞에 속수무책 당한 캔자스시티는 7회 솔로포를 추가하며 간신히 영봉패를 벗어났다. 이로써 비인기 구단 캔자스시티가 이번 포스트시즌에 보여준 8경기 무패 행진도 깨졌다.

이날 경기장에는 캔자스시티의 열렬한 팬 이성우씨가 찾았다. 이씨는 캔자스시티와 아무런 연고가 없지만 한국에서 20년 동안 각종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응원을 해왔다. 열정에 탄복한 구단 측은 이씨를 지난 8월 시구자로 초청했다. 그가 머무는 9박10일 동안 캔자스시티는 8승(1패)을 챙겼다. 팬들은 그를 '승리 요정'으로 불렀다. 순식간에 유명해진 이씨는 각종 방송에 출연해 캔자스시티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밝혔다. 이씨의 방문에 현지 취재진도 바쁘게 움직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슈퍼팬이 스위니와 포옹했다"는 글과 함께 이성우씨가 레전드 마이크 스위니와 포옹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만큼은 '승리요정'의 응원이 통하지 않았다. 지난 2010년과 2012년 WS 우승을 경험한 샌프란시스코와 달리 1985년 이후 29년만에 WS에 진출한 캔자스시티 선수단은 여유가 없었다. 캔자스시티 선발 쉴즈는 시작부터 난타를 당했다. 쉴즈는 1회 선두타자 블랑코의 중전 안타와 희생플라이, 포지의 좌전안타로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산도발이 적시 2루타를 치며 이날 실점을 안겼다. 계속된 2사 2루에는 펜스에게 가운데 몰린 시속 93마일짜리 빠른 공을 던졌다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0-3으로 뒤지던 4회에는 펜스의 2루타와 폭투, 볼넷을 묶어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쉴즈는 모스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쉴즈는 0-4로 뒤진 4회초 무사 1·2루에서 더피와 교체됐다. 그러나 승계주자를 들여보내며 쉴즈의 실점은 '5'로 늘었다. 캔자스시티 타선은 경기 초반 무력한 모습을 보이며 선발 투수의 짐을 덜지 못했다.

범가너는 2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캔자스시티의 연승 행진을 가로 막았다. 7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에이스'의 품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를 지배했다. 7회 2사 후 페레즈에게 맞은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짜리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범가너는 이 실점으로 지난 1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 4회 2사 후부터 이어져 온 무실점 행진을 끝냈다. 범가너는 이날 승리로 2010년(1승, 8이닝 무실점)과 2012년(1승, 7이닝 무실점)에 이어 WS에서만 3승째를 챙겼다.

캔자스시티는 전형적인 약체팀에 속한다. 지난 1985년 창단 첫 우승과 2번의 WS 진출을 제외하고는 중심에 서 본 기억이 없다. 그러나 이번시즌 89승 73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짝수해의 기적'을 일군 샌프란시스코는 정규시즌에는 LA다저스에 밀려 지구 2위에 그쳤으나 와일드카드 결정적부터 월드시리즈까지 차곡차곡 올라왔다.

한편 양 팀의 2차전은 23일 오전 9시7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샌프란시스코는 제이크 피비, 캔자스시티는 요르다노 벤추라를 선발 예고했다.


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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