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1일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WC) 우천 연기가 달갑지 않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겨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하더라도 휴일이 하루 줄어들기 때문이다. 1일 WC 1차전이 정상적으로 개최돼 LG가 승리했다면, 이틀 동안 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4일부터 두산과의 준PO를 시작하는 게 LG가 바란 시나리오였다.
뜻밖의 가을비 탓에 LG는 2일 키움을 꺾더라도 4일부터 준PO 일정을 시작해야 한다. 만약 LG가 2일 WC 1차전에서 패하고, 3일 WC 2차전에서 승리하면 5일부터 준PO 일정이 시작된다. 어떤 경우라도 하루 휴식이 줄어든 것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LG)이 2경기 가운데 한 차례 승리 또는 무승부만 거둬도 준PO에 진출하는 어드밴티지가 주어진다.
LG가 상위 시리즈에 진출한다고 해도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먼저 우천 순연으로 인한 선발투수의 컨디션 변수도 생겼다. LG와 키움 모두 1일 선발투수로 예정된 케이시 켈리(LG)와 제이크 브리검(키움)을 그대로 2일 경기에 내보낸다. 양 팀 외국인 투수가 모두 같은 조건이지만, LG로선 켈리의 컨디션 조정과 향후 마운드 운영을 고려하면 전혀 반갑지 않다.
LG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고개를 떨군 탓에 이런 상황까지 몰렸다. LG는 10월 30일 SK와 경기에서 2-3으로 패해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했다. 이날 LG가 SK에 이겼다면 최소 3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같은 시각 경기 중이던 KT가 최하위 한화에 3-4로 덜미를 잡혔다. LG가 느끼는 아쉬움이 컸다.
10월부터 LG의 최종 목표는 정규시즌 2위였다. 목표 달성 가능성이 꽤 높았다. 10월 30일 LG가 승리하고 KT가 졌다면, LG는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LG는 패했고, 같은 날 키움을 꺾은 두산과 79승 61패 4무 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 6승 9패 1무로 밀려 LG는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반면 두산은 정규시즌 마지막 날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라 여유 있게 가을 야구를 준비하게 됐다.
류중일 LG 감독은 "정규시즌을 최종 4위로 마감해 굉장히 아쉽고, LG 팬들께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창단 30주년을 맞아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본 LG로선 두고두고 아쉬운 최종전이었다. 결국 기대와 달리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020년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게다가 WC 1차전이 우천으로 하루 밀려 아쉬움 속에 짐을 쌌다.
선수단을 대표해 '주장' 김현수는 "정규시즌 마지막에 우리 타자들의 타격감이 별로 좋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선 침체하지 않고 자신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며 "WC 1차전을 타격 사이클이 올라가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 포스트시즌 마지막까지 올라가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