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는 2014 카페베네 U리그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승 우승을 기록했다. 지난 7월에는 대전 코레일을 꺾고 FA컵에서 8강에 올랐다. 사진은 코레일과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는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7년 전 해체 위기를 겪던 대학팀이 올해 U리그 권역에서 '전승 우승'이라는 기적을 썼다.
김병수(44) 감독이 이끄는 영남대 이야기다. 영남대는 지난 10일 울산대 운동장에서 열린 2014 카페베네 U리그 9권역(경북·대구·울산) 14라운드에서 울산대를 2-1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14승을 챙긴 영남대는 8개 팀이 풀리그로 진행한 U리그 9권역을 전승 우승으로 마무리 했다. 이번 시즌 45골을 넣었고 딱 5골만 내주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2008년 U리그가 출범한 이후 사상 첫 전승 우승이다. 70개가 넘는 대학이 참가하기 때문에 U리그는 6~10개 권역으로 나뉘어 운영됐다.
부임 7년 만에 해체 위기의 팀을 전승 우승팀으로 탈바꿈시킨 영남대 김병수(44)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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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권역에서 무패 우승은 꽤 있었다. 2011년 한남대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총 10개 대학이 13번의 무패 우승을 기록했다. 영남대의 '전승 우승'은 이를 뛰어넘은 대기록이다. 해체위기에 몰린 약체 대학축구부가 일궈내 더 의미가 있다.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영남대는 2007년 축구부가 유명무실해졌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던 2008년 축구부에는 13명의 선수만 남았다. 매년 선수 선발에 실패하며 간판만 유지했다.
김 감독은 "처음 부임했을 때 한 선수는 몸무게가 100kg이 넘어 축구선수로 보기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김 감독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팀을 바꿨다. 팀을 맡고 7년이 지난 지금, 영남대는 U리그 뿐 아니라 FA컵에서도 8강에 오르는 강호로 성장했다. 손준호(포항)와 정대교(이상 22·대구) 등 주축 선수가 졸업했지만 올해도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16일 영남대 운동장에서 그 비결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김병수감독은 "감독이 훈련을 많이 하는 것은 딱 두 가지다. 선수를 믿지 못하거나, 감독 스스로 자신이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훈련이 짧으면 선수들이 더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첼시 감독 조세 무리뉴의 훈련철학과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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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는 오후 2시 30분에 훈련을 시작해 4시 전에 끝냈다. 훈련 시간이 짧았다. 아침과 저녁에는 아예 훈련이 없다고 한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떠올리며, 강도 높은 훈련을 기대했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전승 우승'의 비결을 묻자, 김 감독은 "7년 동안 팀을 이끌면서 나 스스로 먼저 성장했다. 선수들도 따라오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훈련 시간이 적어 의외라고 말하자, 김 감독은 "감독이 훈련을 많이 하는 것은 딱 두 가지다. 선수를 믿지 못하거나, 감독 스스로 자신이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훈련이 짧으면 선수들이 더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U리그 14경기에서 16골을 넣어 득점 2위에 오른 정원진(20)은 "훈련 시간이 짧다고 걱정하지 않는다. 감독님의 전술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와 상대하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영남대는 28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경북 대표로 출전한다. 이어 남해로 건너가 내달 6일부터 진행되는 U리그 왕중왕전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린다. 김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이다. 그러나 선수만 믿고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