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천문학경기장에 위치한 기자회견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북한과 일본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결승 기자회견이 열렸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김광민 감독과 일본의 사사키 노리오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이들은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금메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북한과 일본은 1일 오후 8시 문학경기장에서 아시아 정상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북한은 지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5회 연속 결승에 올랐다. 일본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부터 3회 연속이다. 2006년 도하에서는 북한이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고, 2010년 광저우에서는 일본이 1-0으로 이겼다. 2010년 이후 일본은 2승3무로 북한에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이에 사사키 감독은 긴장감을 숨기고 정상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다. 꼭 이겨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김광민 감독에게 "일본 팀에서 두려운 선수가 누구인가"라고 되묻는 여유까지 보였다.
이에 김 감독은 상대를 존중했다. 그는 먼저 "일본은 아시아의 강팀"이라 추켜세웠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우리 경기 방식을 어떻게 살리는 것인가가 문제다. 전술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준비가 잘 돼 있다"며 "일본을 이겨 1위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다"고 받아쳤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일본이 앞선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에 올라 있는 강호다. 2011년 여자축구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나데시코 재팬' 신화를 썼다. 나데시코는 '패랭이' 꽃을 의미한다. 일본 여자 대표팀의 애칭이다. 북한도 만만치 않다. 랭킹 11위에 올라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월드컵에서 5명의 선수가 약물복용으로 징계를 받고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사키 감독은 "북한은 중국과 한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점점 실력이 올라왔다"며 "특히 한국전에서 경기력이 좋았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변수는 경험이다. 두 팀 모두 젊다. 일본은 지소연(23·첼시레이디스)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오기미 유키(27)도 합류하지 않았다. 30살이 넘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이번 대회에서 다섯 골을 넣은 스가사와 유이카(23)가 위협적인 선수로 꼽힌다. 북한은 라은심(26)을 빼면 모두 1990년 이후 태생으로 더 어리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 우승하면 2016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