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군단'의 미래로 선택 받은 조한욱(충암고)이 당찬 각오를 전했다. SK는 지난 25일 열린 '2015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팀 마운드의 미래로 충암고 출신 조한욱을 선택했다. 1라운드(전체 4순위) 지명인 만큼 가장 기대가 큰 선수다. 조한욱은 고교야구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단연 돋보이는 모습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좋은 신체 조건(187cm·80kg)를 갖고 있고 최고 구속 146km까지 찍히는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효과적으로 구사할 줄 안다. 특히 지난 제 69회 청룡기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양키스 입단으로 화제가 된 박효준의 야탑고를 상대로 8⅔이닝 동안 3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대회 첫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이날 그는 한계 투구수 130개를 모두 소화했다. 이 대회에서 총 27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올해 고교야구에서 성적은 73⅔이닝 6승 2패 평균자책점 2.80. 뛰어난 실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청소년 야구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미래가 촉망한 선수다. SK는 올 시즌 신예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팀 주축 투수들의 이탈 공백을 최소화하면서도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런 SK 현재 상황은 조한욱에게도 기회다. 조한욱은 "프로팀에 들어가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며 "팀이 필요할 때 먼저 생각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 1라운드에 지명됐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생각보다 높은 순위에 지명돼 너무 기쁘면서도 얼떨떨했어요. 잘 봐주신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하죠. 특히 부모님께서도 드래프트 현장에 함께 계신 덕분에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좋았어요."
- 올 해 이닝 소화와 투구수가 많았어요. 보통 에이스급 신인 투수들에 대해 팔이나 어깨에 부상 우려가 있는데 몸상태는 어떤가요.
"앞으로 청소년 대표팀에 들어가서도 공을 던져야 하는 걸요. 몸 상태에 문제가 있으면 안 되죠. 팔과 어깨 모두 전혀 문제없어요."
- 청소년 대표팀 선발도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팀 동료들이 전화가 와서 알게 됐어요. 좋은 일이 많아 행복하네요."
- 사실 그들 중에는 미래에 라이벌들도 많은데 주목하는 선수가 있나요.
"말씀드렸듯이 저는 전혀 선발될 지 몰랐잖아요. 그런데 대표팀에 들어간 다른 선수들은 다들 뛰어난 것 같아요. '누가 더 잘한다'. '저보다 나은 것 같다'는 판단은 쉽지 않아요. 그래도 이번 청룡기 결승전 때 덕수고에 (엄)상백(kt 지명)이랑 대결도 했었고 아무래도 같은 해에 프로에 들어가니까 조금은..."
- 청룡기 준결승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 진출한 박효준 선수와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어요.
"사실 (박)효준이랑은 이전부터 잘 아는 사이에요. 다른 야탑고 선수들도 마찬가지죠. 그러니 긴장하지 않고 그저 승부에만 집중했어요. 특히 효준이는 원래 방망이가 좋으니까요. 직구를 잘 치는 선수인데 저도 그냥 치라고 던졌죠. 맞으면 '걔가 잘 하는거다'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3번 중에 한 번은 안타를 맞았는데 판정승인지는 모르겠네요."
- 직구는 140km 중반까지 나온다고 들었어요. 자신있는 변화구는 어떤 구종인가요. 프로에서 가장 발전 시키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슬라이더가 제일 자신 있어요. 그래도 프로에 들어가면 더 많은 구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슬라이더랑 느린 커브뿐이지만 다양하게 던지고 싶어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직구 스피드죠. 직구가 살아야 변화구도 효과가 있으니까요.
- 키에 비해서 체중이 덜 나가는 것 같은데.
"웨이트트레이닝은 충실하게 하는데 먹는 만큼 체중이 늘지를 않아 고민이에요. 살이 안 찌는 체질이거든요."
- 충암고 출신 투수들 중 홍상삼(두산), 문성현(넥센) 같은 선배들의 활약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일단 선배님들이 잘 만들어 놓은 길 때문에 제가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잘 가르쳐주신 감독님 코치님께도 감사하죠. 결코 제가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학교 명예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해요. 당연히 성적도 좋아야겠지만 항상 예의바르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 사실 전반기까지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어요.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도 있었고요. 후반기 때 특별히 달라진 점이 있나요?
"기술적인 변화는 없었어요. 전반기에 너무 못했기 때문에 만회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죠. 무엇보다 후반기에는 큰 무대에 큰 경기에 진출하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 이제 프로선수가 되면 새로운 각오가 필요할 것 같아요.
"사실 잘하는 선수는 너무 많잖아요. 저는 필요할 때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선수, 팀이 원하는 선수, 생각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팀의 지도에 잘 따라가고 성실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 평소에 가장 좋아하거나 롤모델이 있다면.
"중학교 때부터 김광현 선배님을 많이 좋아했어요. 마운드 운영이나 볼 배합 스타일이 좋았어요. 미국에 진출하실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같은 유니폼을 입어 기분이 좋아요."
- 야구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에요.
"경기력은 청룡기 16강에서 경북고를 상대로 11이닝 동안 4안타만을 내줬던 때인 것 같아요. 잘 던졌으니까요. 그래도 프로에 지명된 오늘이 가장 기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