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 야구’ 두산, ‘감독들의 무덤’으로



또 경질이다. 시행착오라 하기에도 정도가 지나쳐 보인다.

두산이 21일 새 사령탑으로 김태형(47) SK 배터리 코치를 선임했다. 2년간 계약금 3억원, 연봉은 2억원이다. 전임 송일수 감독은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부임 1년 만에 옷을 벗었다.

김승영 두산 사장은 이날 "구단이 송일수 감독에게 바랐던 세밀한 일본야구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 팀 4강 탈락의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면서 "김태형 신임 감독은 두산에서 선수로 시작해 코치까지 지냈던 사람이다. 누구보다 두산의 야구를 잘 실현해줄 사람"이라고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4년 사이 5번째 두산 감독(대행 포함)이다. 2004년부터 팀을 맡아 2011시즌 중 성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난 김경문 NC 감독을 시작으로 김광수 대행(2011년), 김진욱 감독(2011년 10월~2013년 11월), 송일수 감독(2013년 11월~2014년 10월)이 뒤를 이었다. 특히 김경문과 김진욱, 송일수 감독은 모두 계약기간을 남기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두산이 '감독들의 무덤'이 된 형국이다.

배경에는 두산 특유의 '프런트 야구'가 있다. 두산은 2011년 취임한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이 '현장 밀착형의 강한 프런트'를 지향했다. 김 사장은 부임 당시 "현장에 간섭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20년간 두산 구단에서 일하다 보니 강한 프런트가 있어야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장 지원 체계가 강해야 팀이 강해진다고 신념 같이 믿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김진욱 감독을 "승부사 기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경질했다. 새로 내민 카드는 지도자로서의 경험이나 국내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재일동포 출신의 송일수 감독이었다. 당시 두산은 "송 감독은 경기 중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나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야구를 구사한다. 선수들과 많은 나이 차이에도 스스럼없이 다가서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 선수들로부터 신임이 두텁다"고 했다.

하지만 두산은 1년 만에 '소통의 부재'와 '팀이 추구하는 야구와 스타일이 다르다'는 이유로 송일수 감독을 갈아치웠다. 김승영 사장은 "팀이 잘 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무엇보다 현장의 사장, 단장이 고민해서 올린 감독 교체안이었다"고 전했다.

김태형 신임 감독은 "우선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과 프로 선수로서의 책임감을 부여하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끈질기고 응집력 있는 두산의 본래 색깔을 되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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