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토너먼트로 집입하는데, 두 명을 놓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누구를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두 선수 모두 강렬함을 선보였고, 경쟁력을 입증했고, 김학범호 최전방 공격수로 적합했다. 오세훈(상주 상무)과 조규성(FC 안양)이 그 주인공들이다.
김학범호는 최고의 흐름을 탔다. C조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죽음의 조'에 대한 걱정은 시간 낭비였을 뿐이었다. 한국은 중국(1-0 승)을 시작으로 이란(2-1 승) 우즈베키스탄(2-1 승)을 연파했다. 조별리그를 돌아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최약체인 중국전에 가장 고전했다. 첫 경기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있었다. 그리고 중국전은 최전방 공격수가 해결을 해주지 못한 유일한 경기였다. 중국전은 후반 추가시간 이동준(부산 아이파크)의 극적인 골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중국전에 나선 오세훈은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남겼다. 위협적인 헤딩 슈팅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결정을 짓지 못했다. 전체적인 움직임도 무거웠다.
2차전 이란전부터는 달라졌다. 한국의 경기력은 좋아졌고, 공격력도 매서워졌다. 해결사도 등장했다. 이란전에 출격한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조규성. 그는 환상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조규성의 왼발 중거리 슈팅은 이란 골대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조규성이 해결사로 화려하게 전면에 나섰고, 한국은 2-1 승리를 가져왔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경쟁에서 조규성이 한 발 앞서는 순간이었다.
3차전에서 흐름은 다시 바뀌었다.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김학범호 경기력은 한층 더 나아졌다. 조규성이 아닌 다른 해결사가 이름을 알렸다. 이 경기에 선택받은 최전방 공격수는 중국전에서 부진했던 오세훈이었다. 그는 보란듯이 자신의 존재감을 강렬히 드러내며 중국전 부진을 말끔히 씻었다. 그리고 조규성과 주전 경쟁도 원점으로 돌려놨다. 오세훈은 한국이 넣은 2골을 모두 책임졌다. 선제골과 결승골 모두 만들어냈다. 우즈베키스탄전이 열린 날은 오세훈의 21번째 생일. 그는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은 셈이다.
오세훈과 조규성 모두 조별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치열한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누가 선발로 나서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장신 스트라이커다. 오세훈은 193cm, 조규성은 188cm다. 높은 제공력과 함께 발기술도 좋다는 점 또한 비슷하다. 이제 김학범호는 지면 끝나는 토너먼트로 진입한다. 조별리그에서는 체력 안배 등의 이유로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었지만 토너먼트는 다르다. 2차전에서 베스트 11 7명을 바꾸고, 3차전에서 6명을 바꾼 파격적 실험은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상대에 따라 적합한 구성, 진정한 베스트 11을 선택해야 한다. 최전방 공격수도 마찬가지다. 토너먼트로 가서는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고정될 가능성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좋은 컨디션과 감각을 가진 이를 선별하는 것이다. 이는 훈련을 통해서 결정된다. 따라서 8강이 열릴 때까지 김학범호 훈련장은 전쟁과 같은 치열함이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 최전방 스트라이커 포지션이 가장 뜨겁다. 오세훈과 조규성이 서로를 겨누고 있다. 8강을 넘어 4강, 결승 진출에 우승까지 기대하고 있는 한국이다. 현재로서는 한국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3위 안에 들면 2020 도쿄올림픽으로 간다. 한국이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주전 경쟁에서 이겨내야 이 위대한 행보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
김 감독은 행복한 고민으로 즐겁다. 김 감독은 "우리팀 선수층이 두껍다. 선수들을 그렇게 조련해왔다. 누가 나가도 제역할을 한다. 믿음이 있어서 가능한 전술이다. 어느 선수가 나가도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며 "나는 우리 공격수들을 믿는다. 상대가 취약한 부분을 노릴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했다.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누가 나가도 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