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식의 고의 볼넷을 청탁한 김 씨는 현역 프로야구 선수의 친형이다. 그 자신이 프로야구 선수로 뛰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교 시절엔 왼손 투수 유망주로 인정받았다. 고교 2학년 시절엔 전국 대회에서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다.
프로 구단의 관심도 받았지만, 김 씨는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4년 동안 14경기에 등판했으나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21에 그쳤다. 대학 졸업 후 김 씨는 야구공을 놓았다.
김 씨를 지도한 대학 감독은 "고교 시절엔 좋은 투수였다. 하지만 대학에서 적응을 하지 못했다" 며 "아까운 선수라 생각한다. 고교 시절 1년 유급을 해서 한 학년 위의 선배들과 문제가 조금 있었다. 야구부 내에 갈등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야구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성품이 좋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에 혼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야구를 접었지만, 동생은 프로 구단에 입단해 현역 생활을 했다. 김 씨는 동생의 소속 구단 선수들과 평소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30대 초반의 김 씨는 유창식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과 나이 차이가 꽤 났지만, 스스럼없이 지냈다. 그러나 김 씨의 행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소속 구단 고참들은 젊은 선수들에게 "(김 씨와) 어울리지 말아라. 잘못된 일에 엮이면 큰 일이 날 수 있다" 며 주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속 구단 프런트 직원 중엔 김 씨의 이름을 이번에 처음 들은 이들이 많다. 구단 관계자는 "유창식의 승부 조작 사건이 터진 뒤 관련된 사람이 우리 구단 선수의 형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프런트 직원 다수는 이번 사건에서 해당 선수에게 친형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가족이 야구장을 찾아 관람하는 일은 많다. 그러나 라커 룸까지 찾아오는 일은 드물다. 밖에서 만난 일까지 구단 직원들이 파악하기는 어렵다" 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