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공룡' 이호준(38)이 완장을 벗는다. 그는 "2년 동안 후배들이 잘 따라와줬다. 고맙다"며 "좋은 팀 전통을 만든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호준은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2주 전 감독님과 구단 측에 주장을 물려줄 때가 됐다고 건의했다"며 "마무리 훈련이 종료되면서 결정이 됐다. 차기 주장은 이종욱이 맡기로 했다. 2년 동안 후배들이 잘 따라와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임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구단 측에서도 배려를 많이 해줬다. 감사할 분들이 많다"며 웃었다.
지난해 FA(프리에이전트)로 NC 유니폼을 입은 이호준은 팀의 첫 주장을 맡았다. 그는 유쾌한 성격으로 더그아웃과 라커룸의 분위기를 이끌었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NC가 창단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요인 중 하나로 주장 이호준의 리더십이 꼽힌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호준이 선수단을 잘 통솔했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호준은 "그렇게 평가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껄껄 웃었다.
이호준은 "2년 동안 주장을 하면서 좋은 팀 전통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동안 만큼은 서로를 존중하고 험담하지 말자고 했다. 유니폼을 벗고 야구장밖에서는 어떤 말을 해도 상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적어도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핑계 대지 말고, 누구 탓을 하지 말자고 했다.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어느 정도 완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참 선수들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이호준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며 "새로이 팀에 합류한 이종욱과 손시헌, 손민한 등 고참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후배들은 고참들을 잘 따르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팀 성적이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개인 성적도 뛰어났다. 그는 두 시즌 동안 타율 0.275·43홈런·165타점을 기록했다. '회춘'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활약했다. 이호준은 "책임감을 갖고 하니 좋은 성적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차기 주장은 이종욱이 맡는다. "이종욱이 잘 할 거라 믿는다"고 밝힌 이호준은 "(이)종욱이 역시 팀을 먼저 생각하는 주장이 될 것이다. 이제는 뒤로 물러나는 만큼 조용히 도와주겠다. 더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