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한현희(21)에게 꾸준한 호투 비결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그는 "수비가 잘 도와준 덕분이고, 감독님께서 등판 타이밍을 잘 잡아주신다"며 몸을 낮췄지만 올해 데뷔 3년차인 한현희는 이제 넥센 마운드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투수가 됐다. 필승조로 나와 언제든지 팀의 허리를 지켜주는 그는 41경기에 나와 50⅔이닝을 던지면서 2승1패 2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27홀드를 올리며 생애 첫 홀드왕을 차지한 그는 올 시즌에도 홀드 1위 다툼을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팀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난조를 보여 2군에 내려가있는 동안 '임시' 마무리 투수로 나서며 팀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내주기도 했다.
그래도 한현희는 아직 스스로에게 아쉬워한다. 그는 "아직 부족하다. 더 잘 해야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 불펜투수 안지만(30)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지만 선배님이 최소경기 20홀드를 달성하지 않았나.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사실 나도 그 기록에 욕심을 냈었는데 못했다"며 "선배님은 거의 놓친 경기가 없이 다 잘 던지셨다. 나는 홀드 상황에 올라가서 (홀드를 기록하지 못하고) 몇 번 놓쳤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안지만은 지난 27일 NC전에서 35경기 만에 20홀드를 올려 역대 최소경기 20홀드를 기록했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 완벽해지고 싶은 마음이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에 더 그렇다. 그는 "나이가 들면, 타자들이 내 볼을 다 알게 되지 않겠나. 그 때는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가끔씩 한다. 지금은 내 볼을 잘 모르기 때문에 통하는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도 지만 선배님은 대단하다. 선배의 공을 타자들이 다 알텐데도 진짜 잘 하시지 않나"라며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여전히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 않지만, 그래도 리그 최고의 투수로 성장 중인 한현희다. 그는 지난 28일 발표된 인천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명단에도 올랐다. 그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준PO)를 떠올렸다.
한현희는 작년 두산과의 준PO에 5경기에 모두 나와 9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특급 활약을 펼쳤다. 한현희는 "작년 준PO때처럼, 그때보다 더 잘 던져야 한다"며 "나에게 정말 큰 기회를 주신 것이다. 우승할 수 있게 정말 잘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도 따야하고, 돌아와서 우리 팀에서도 잘 던져야 한다. 계속해서 열심히 던져야 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