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10년차를 맞이한 이 프로그램의 자존심은 세다. 단순히 MC와 게스트간의 '수다'를 담은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
뻔한 '방송용멘트'를 허락하지 않는 4MC의 예리하고 짓궂은 '공격'과, 꼭 다뤄져야 할것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특유의 분위기는 '단골 시청자'를 낳았다. 또한 단순히 '대세'들로만 구성된 게스트들이 아닌, 다양한 주제로 엮인 흥미로운 게스트 조합의 출연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기고 있다.
수많은 예능이 사라지고 다시 생겨나는 가운데 묵묵하게 MBC 예능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라디오스타'의 자부심은 또 있다.
황교진 PD는 무명에 가까운 스타를 배출하는 '사관학교'를 자처하고 '철 지난' 연예인에게 새 생명을 불어주는 '심폐소생기능'까지 자랑한다. 단순히 한 회의 '고 시청률'을 넘어 예능업계 전체에서 특수한 기능을 맡고 있는 '라스'의 연출자 황교진 PD와 대화를 나눴다.
- 아쉽게 섭외가 불발된 게스트 조합이 있나요. "'프리미어12' 야구 국가대표팀 우승 멤버들의 섭외가 불발된 것이 아쉽습니다. 일본에서 프로 선수로 활동중인 이대은 선수를 포함해서 섭외에 공을 들였는데, 조금 두려우셨나 봅니다. '연예인이 아니라서, 재미있게 못할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워낙 미남인데다 '핫'한 분이었는데 모시지 못해서 매우 아쉬웠죠."
- 유재석 섭외에도 큰 공을 들이셨는데요. "사실 MBC 연예대상 무대 뒤에서 유재석씨와 마주쳤는데,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손을 잡더라고요. '섭외 하려고 하지마'라는 눈빛이었죠. 사실 '무한도전'에서 경매를 할때도, 유재석 섭외를 위해 얼마든지 돈을 더 쓸수 있었는데, 당시 무언의 눈빛으로 '그만해'라는 메시지를 읽고 포기했어요. 그래도 언젠가는 꼭 모시고 싶은 게스트 입니다."
- 가장 최근에 불발된 조합이 있다면요. "'응답하라1988'의 조합들이죠. 라미란, 김선영, 이일화, 류준열, 이동휘, 안재홍 등, 여러분들에게 제안을 드렸는데, 일부는 '납치'되기도하고 (웃음), 워낙 종영직후 바쁘셔서 섭외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아직 포기는 아니니 꼭 기대해 주세요."
- 아직 불발은 아니지만 요즘들어 모아보고 싶은 조합은요. "H·O·T 완전체 멤버요. 획을 그은 분들이죠. 조금씩 '재결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누구도 확실한 정보가 없으니 꼭 모셔보고 싶어요.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도 있고, 중국에서 크게 잘 나가시는 분도 있고, 또한 소식이 전혀 안들리는 분도 있죠. 그런 이야기를 포함해 팬들, 시청자들이 궁금해하실만한 이야기가 많을것 같아요."
- '라디오스타'에 출연을 약속한 스타들은 '불안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낄듯합니다. 터뜨리면 '인생역전'도 가능하지만, 특유의 '독한' 분위기는 부담감도 안기죠. 출연 예정인 스타들에게 조언을 주신다면요. "간단합니다.'라스'가 알아서 해준다는 것이죠. 결국은 아는 형·오빠(4MC)와 편하게 이야기 나누듯 꾸밈없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만 하면, 4MC가 양념을 치고 '라스'가 화장을 해 준다는 마음을 가지셔야 해요. 오히려 자신을 포장지로 싸매고 등장하거나, '긴장'이라는 옷을 입고 오면, 실패할 수 도 있어요. 또 한가지. '김구라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려드릴게요.
아무래도 가장 공격적인 김구라의 존재감에 당황하는 게스트들이 적지 않아요. 하지만 그의 화살이 자신에게 향했다는 것은 '애정이 시작됐다'는 사인으로 여겨도 좋아요. 공격을 가장한 '관심'으로 더욱 부각시켜주고, 흥을 돋우어 주려는 것이니까, 움츠리지 말고 김구라와 '합'을 맞추다보면 어느새 신명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