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이 일본 영화계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영화 '신문기자'로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연소, 그리고 한국 배우 최초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심은경은 지난해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신문기자'로 현지에서 3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제29회 타마 시네마 포럼에서 최우수 신인여우상을, 제74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여기에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까지 일본 내 영화 시상식을 휩쓸었다. 첫 수상이 아님에도 심은경은 지난 6일 아카데미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감동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소감을) 준비하지 않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26세인 심은경은 일본 아카데미상 최연소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새 기록을 썼다. 또한, 1978년 일본 아카데미상이 생겨난 후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최초의 배우로 남았다. 그간 한국 배우가 해당 시상식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2010년 영화 '공기인형'으로 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두나였다.
현지 언론들은 심은경의 수상 소식을 '한국의 젊은 연기파 배우 심은경이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고 오열했다'고 전했다. 영화 '수상한 그녀' 홍보를 위해 일본을 찾았던 심은경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써니' 등 심은경의 전작을 조명했다. '욘사마' 배용준과 함께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에 출연했다는 소식도 보도했다. 일본 네티즌도 '정말 놀란 모습이었다. 심은경의 눈물을 보고 나 또한 감동했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눈물도 감동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문기자'는 가짜 뉴스부터 댓글 조작까지, 국가가 감추려는 진실을 집요하게 좇는 기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아베 신조 총리가 연루된 사학 스캔들을 모티브로 한다. 현 정권과 저널리즘을 향한 촌철살인 메시지로 일본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심은경은 주인공인 사회부 기자 요시오카 역할을 맡았다.
심은경은 캐스팅 당시부터 화제였다. 제작진은 부인했으나, 현 정권을 비판하는 영화이기에 일본 배우들이 모두 출연을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결국 심은경이 캐스팅되며 주인공 요시오카의 설정이 한일 혼혈로 바뀌었다.
2017년 일본 에이전시와 손잡고 일본 진출을 선언한 심은경은 신인의 자세로 도전해왔다. 일본어 공부를 병행하며 수없이 오디션을 봤다. 그렇게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 '신문기자'다. 첫 주연작으로 여우주연상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신문기자' 한국 개봉 당시 내한한 후지이미치히토 감독은 "일본과 한국 영화 제작 방식의 차이가 심은경에게는 놀라웠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3개월간 천천히 촬영하는 영화를 해왔다고 들었다. 일본에서는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단기간에 영화를 촬영한다. 그러한데도 심은경은 훌륭한 표현을 보여줬다. 일본어라는 높은 허들도 훌륭하게 넘어줬다. 영화에 큰 공헌을 했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