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농구 LG의 하락세가 심각하다. 최근 11경기에서 2승(9패)에 그쳤다. 지난 1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 원정 경기에선 54-92로 대패했다. 전반전을 25-46으로 마친 뒤 후반전에도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릎 꿇었다. 졸전에 가까웠다. 올 시즌 원정 성적이 4승 11패까지 악화했다. 리그 최악이다.
가드 김시래의 활약은 여전하다. 김시래는 올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11.7득점, 2.1리바운드 5.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공격 조립 능력은 수준급이다. 허훈(부산 kt·7.5개), 이대성(고양 오리온·5.6개)에 이어 어시스트 부문 리그 3위. 10월 24일 서울 삼성전에선 13어시스트(18득점)로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슈팅 능력도 향상됐다. 김시래는 지난해 3점 슛 성공률이 25.7%로 데뷔 후 최저였다. 올해 35.6%까지 성공률을 끌어올렸고, 3점 슛도 경기당 1개에서 1.7개로 늘어났다. 전 시즌 35.6%로 바닥을 쳤던 2점 슛 성공률까지 41.8%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활약이 빛나지 않는다.
LG에는 김시래를 받쳐줄 자원이 부족하다. 박경상(이하 경기당 득점·4.8득점)·박병우(4.5득점)·정희재(5.7득점)·조성민(4.9득점)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이 활약이 미미하다. LG는 경기당 득점이 78.1점으로 9위, 2점 슛 성공률은 리그 최하위(45.5%)다.
캐디 라렌이 부상을 이유로 교체된 뒤엔 '김시래 의존도'가 더 커졌다. 지난해 득점왕을 차지한 외국인 선수 라렌은 지난 3일 테리코 화이트와 교체됐다. '김시래-라렌 조합'은 LG가 보유한 확실한 공격 루트였지만, 라렌 교체 후 팀 공격이 꽉 막혔다. 김시래마저 막히면 경기력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19일 전주 KCC전이 딱 그랬다.
LG는 비상이다. 화이트의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다. 화이트는 LG 유니폼을 입고 뛴 4경기에서 경기당 9.8득점을 올렸다. 기대를 모은 3점 슛 성공률은 26.3%에 그치고 있다. 리온 윌리엄스(경기당 10.8득점, 8.2리바운드)가 힘을 보태고 있지만, 화력이 떨어진다. 윌리엄스는 지난해보다 경기당 득점(14.7득점→10.8득점)과 리바운드(9개→8.2개)가 모두 하락했다. 공격 루트를 다양화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