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수 모두 예상보다 적은 200만 달러가 넘지 않은 포스팅 금액으로 구단에 고민을 안겨줬다. 김광현은 SK 구단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허락했다. 양현종은 KIA 구단과 논의를 거듭한 뒤 결국 포스팅을 수용하기로 했다. 2년 전 류현진(LA 다저스)이 2573만7737달러(약 283억원)를 받은 것을 보며 장밋빛 기대를 품었지만, 메이저리그의 평가는 냉정했다. 김인식 베이스볼긱 위원에게 두 투수의 해외 진출에 관해 물었다.
-김광현에 이어 양현종의 포스팅 금액도 200만 달러가 안 됐다고 한다. 왜 그렇다고 보는지.
"사실 류현진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받았던 거다. 그만큼 류현진의 실력을 메이저리그쪽에서 높게 평가했다. 그래서 지금 김광현이나 양현종과 액수 차이가 크게 보이 것이다. 사실 류현진과 그들과는 실력 차이가 난다. 김광현이나 양현종 정도는 메이저리그에도 많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200만 달러 포스팅 금액이 적은 액수는 아니다. 워낙 류현진 금액과 비교가 돼 적게 보인다."
-류현진과 김광현, 양현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구단이 선발로 쓴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미국에서 중간 투수는 연봉도 적지 않은가. 불펜 투수들의 연봉은 100만, 200만 달러도 많다. 셋업맨으로 성공하면 500만 달러 이상 받기도 하지만. 미국에서는 김광현과 양현종을 반드시 선발로 쓴다는 보장이 없다는 의미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스카우트 부서가 회의를 하고, 중간 투수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류현진은 일본 투수들보다도 많은 돈을 받았다. 실력 이상으로 평가받은 부분도 없지 않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 때부터 7년 동안 꾸준하게 잘 던졌다. 7년을 선발로 꾸준히, 큰 부상 없이 잘 던졌다. 게다가 한화 같은 약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않았나. 그에 반해 광현이와 현종이는 굴곡이 있었고, 아파서 쉰 기간이 있어서 마이너스다. 구단들이 면밀하게 종합 평가를 한 결과라고 본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다른 선택을 했다. 포스팅 금액과 연봉에서 적은 돈을 받고라도 가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1년 더 국내에서 뛰고 재평가받는 게 나은 건지.
"소속팀 처지에서는 1년이라도 더 있다가 가는게 좋을 것이다. 그런데 1년 더 뛰면서 평가를 끌어올린다는 것이 얼마나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지금 평가랑 크게 달라지겠는가. 선수 입장에서는 1년이라도 빨리 가서 되든 안 되든 직접 부딪혀 보는게 좋을 것이다. 결국 팀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어느 팀으로 가는지, 보직이 어떻게 되느냐를 보고 기회를 잡는 것이 우선이다. 해외 진출하는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보장(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말이 안된다. 스프링캠프에서 실력을 경쟁해 따내야 한다. 실력이 안되는데 25인 로스터 한 자리를 그냥 달라고 하면, 구단이 줄 수 있겠는가. 메이저리그가 안되면 떨어지는 것이고, 마이너리그에서 다시 갈고 닦아 올라와야 한다. 투수라면 자신의 보직인 불펜에 낄 수 있는 팀을 골라야 한다. 그런 면에서 작년에 진출한 윤석민은 팀 선택이 조금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
-포스팅 금액이 적고, 연봉이 적으면 팀 내 기회도 적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그럴 것이다. 지금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내 꿈을 펼치고 싶다'라는 말을 하는데. 꼭 돈으로만 생각한다면, 국내에서 더 큰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일본을 보면 크게 이름 없는 선수들이 돈은 적게 받고 도전하는 케이스가 많다. 그러다 실패하고 돌아오기도 하지만, 일단 돈을 따지지 않고 도전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