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당당한 토트넘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그는 18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경기에서 2골을 폭발시켰다. 토트넘은 3-4로 패했지만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4강행을 확정 지었다. 가히 손흥민이 4강행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었고, 2차전에서도 멀티골을 기록했다. 손흥민 커리어 최초 UCL 4강행이자 UCL로 재편된 뒤 토트넘의 첫 4강 진출이다.
이제 손흥민과 토트넘은 더 큰 꿈을 꾼다. 손흥민 역사와 토트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꿈의 무대, UCL 결승이다. 토트넘의 4강 상대는 돌풍의 아약스(네덜란드)다.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격침시켰고, 8강에서는 UCL의 사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유벤투스(이탈리아)마저 무너뜨렸다. 우승 후보 2개 팀을 연이어 격파하고 올라온 것이다. 조별 리그에서는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과 2무를 기록했다. 이들의 행보는 우연이 아니다. 프렌키 데 용·마타이스 데 리트 등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팀을 이끈다. 젊음과 패기 그리고 최고의 흐름을 앞세워 4강까지 온 아약스다. 토트넘은 아약스의 돌풍을 멈춰 세워야 한다. 아약스의 힘이 만만치 않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토트넘이 앞선 것은 분명하다. 또 젊음과 파워라면 토트넘도 아약스에 뒤지지 않는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다. 손흥민이 맨체스터 시티와 8강 2차전에서 경고받아 경고 누적으로 4강 1차전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이다. 4강을 이끈 에이스의 이탈이다. 또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 역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없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 손흥민이 없는 90분을 악착같이 버텨야 한다. 그리고 4강 2차전에 손흥민에게 다시 한 번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토트넘과 아약스는 다음 달 1일 4강 1차전, 8일 2차전을 치른다.
손흥민과 토트넘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새로운 역사가 된다. 토트넘 창단 이후 첫 결승 진출이다.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시절 박지성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UCL 결승 무대를 밟는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은 두 번의 UCL 결승 경험이 있다. 2009~2009시즌 4강에서 아스널(잉글랜드)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바르셀로나와 결승에서 박지성은 당당히 선발로 출전하며 한국 축구, 또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2010~2011시즌 박지성은 두 번째 UCL 결승을 경험했다. 4강에서 샬케 04(독일)를 꺾고 결승에서 바르셀로나와 만났다. 두 번의 결승 모두 바르셀로나에 패하며 준우승을 거뒀다. 박지성에 이어 꿈의 무대 UCL 결승 무대를 밟는 것. 손흥민에게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