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삼성 공격수 김건희(26)가 처음 태극마크를 단 소감을 밝혔다. 김건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6차전(11일 아랍에미리트·16일 이라크)을 앞두고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황의조(보르도) 대신이다. 2일 전화 인터뷰한 김건희는 "롤 모델이 황의조 선배다. 최전방에서 세밀한 연계 플레이와 왕성한 활동량이 닮았다. 대표팀 훈련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서 기회를 잡겠다. 대표팀 발탁을 내 축구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삼겠다"고 발탁 소감을 밝혔다.
연령대별 대표팀도 모두 거친 김건희는 학창 시절 한국 축구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불렸다. 수원 유스 매탄고와 고려대 시절 대회마다 득점왕과 우승컵을 휩쓸었다. 키 186㎝의 장신이면서 양발을 자유자재로 썼다. 2016년 수원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을 땐 '괴물 신인'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수원에서 네 시즌을 뛰었는데 4골(53골)에 그쳤다. '만년 유망주'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도 잦았다. 김건희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절제하면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는데, 프로에서 생각했던 결과를 내지 못해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며 당시 속마음을 털어놨다.
올 시즌 그는 프로 데뷔 후 최다골을 넣었다. 전반기에만 6골을 터뜨렸다. 이번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5월 사타구니 근육이 찢어져 독일로 넘어가 수술받았다. 힘든 재활 기간 그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언제나 곁을 지킨 수원 홈팬 덕분이다. 김건희는 "힘든 시간 응원해준 팬들이 나를 키웠다. 덕분에 자존감을 지키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재활을 거쳐 지난 9월 복귀했다. 남은 건 복귀 골이다. 대표팀 소집까진 K리그 35라운드(6일 제주전) 한 경기 남았다. 김건희는 "내가 부상에서 온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시선이 있다. 골로 우려를 씻고 당당히 대표팀에 합류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