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26일 열린 고척 두산전을연장 10회 접전 끝에 3-4로 패했다. 전날 타격전 끝에 13-9로 승리했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시즌 13패(9승)째를 당했다. '0'의 행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온 실책 하나가 경기 초반 승부의 추를 기울게 했다.
호투하던 한현희를 수비가 돕지 못했다. 4회가 문제였다. 3회까지 안타 2개·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줬던 한현희는 4회 급격하게 흔들렸다. 0-0으로 맞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곧바로 외국인타자 에반스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더블 플레이로 이닝이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유격수 김하성이 포구 후 던진 공을 2루수 서건창이 잡지 못하면서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았다. 이닝 교대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 졸지에 1사 1·2루로 바뀌었다.
한현희는 곧바로 양의지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켜 1사 만루를 자초했다. 이어 김재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첫 실점했다. 넥센은 이 상황에서 우익수 허정협이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홈 송구를 하지 않았다. 타구가 짧지 않아 홈에서 주자를 잡아내기 쉽지 않았지만 허정협은 포구 후 더그아웃으로 달려가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기본을 망각한 기록되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였다. 안정감을 찾지 못한 한현희는 0-1로 뒤진 2사 1,2루 위기에서 신성현에게 2타점 3루타를 맞았다. 0-3. 서건창의 실책에서 비롯된 악몽 같은 3회의 결과는 비자책 3실점이었다.
한현희는 5회와 6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7회 1사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최고구속 시속 147km가 나온 직구에 슬라이더 투 피치로 두산 타자를 상대했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투구 레퍼토리를 구위로 만회했다. 지난 14일 광주 KIA전과 20일 인천 SK전에 이어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제몫을 다 했다. 하지만 시즌 첫 선발승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9회 동점이 되면서 패전을 면한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4회 나온 실책 하나가 너무 뼈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