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2로 이겼다. 1회초 정성훈이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에릭에게 솔로포를 때려내며 포문을 열었다. 1-0으로 앞선 4회 1사 1루에서는 스나이더가 에릭에게 투런 홈런을 빼앗으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NC는 테임즈의 솔로포와 이태원의 1타점 적시타로 추격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이미 LG쪽으로 기운 다음이었다. LG는 9회 1사 1루 이병규(등번호 7) 타석에서 나온 상대 2루수 박민우의 실책을 틈타 1점을 더 보태며 쐐기를 박았다. 다음은 이도형 베이스볼긱 위원과 일문일답.
-LG가 2차전까지 승리를 가져갔다. 승리의 원동력은.
"NC가 운이 따르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LG 선발 우규민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점점 더 조급해졌던 것 같다. 경기 초반 선제점을 중요하게 봤는데 홈런 2방으로 끌려갔다. LG는 시즌 막판까지 어려운 경기를 계속 하면서 한 경기 한 경기가 부담이었다. 오히려 그런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조금 더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초반 에릭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정성훈과 스나이더가 홈런을 쳤다. 큰 경기에서는 점수 내기가 어려운데 초반에 3점을 내면서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우규민은 강약 조절을 굉장히 잘했다. 특히 직구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서 잘 던졌다."
-NC는 2연패를 당했다.
"NC 좌타자들은 기대했던 만큼 우규민을 공략하지 못했다. 초반에 선제점을 내주고 계속 끌려가면서 경기 후반 조급해진 것 같다. 아쉬운 건 4회와 6회다. 4회 1사 1루에서 나성범이 안타를 치고 나갔는데 우익수 이진영이 펜스 플레이를 잘 하면서 2루로 진루하는 것을 막았다. 이어 테임즈가 체인지업을 잘 노리고 들어왔지만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내고도 2루수 김용의에게 걸리면서 더블 플레이로 연결돼 NC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6회에는 대타 조영훈이 안타를 치면서 무사 1·2루를 만들었지만 박민우가 주자들을 진루시키지 못했다. 안전하게 번트를 대주거나, 주자 진루를 시켜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대주자 이상호는 도루에 실패했다. 3루 도루는 아주 완벽한 상황이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한다. 4회나 6회에 어떻게든 점수를 냈으면 NC에도 경기 후반에 찬스가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시리즈 시작 전 양팀 모두 포수가 고민이라고 지적했는데.
"NC 김태군도 잘 했지만 LG 최경철이 홈런도 쳤고 기분 좋은 상태로 경기를 해서 그런지 수비에서 블로킹, 캐칭, 스로잉 모두 정말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다. 블로킹도 중간에 어려운 공이 많이 있었는데 완벽하게 해줬고, 6회 이상호의 3루 도루도 잘 잡았다. 중간중간에 좋은 캐칭이 많이 나왔다. 9회말 봉중근이 던질 때도 그런 장면이 보였다. 타격은 말할 것도 없이 좋았고, 수비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 같다. 내년 시즌에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시즌 내내 고전했던 스나이더가 포스트시즌에서 폭발하고 있다.
"단기전은 페넌트레이스의 기록 등이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중심 타선, 하위 타선 상관없이 어디서든 결정적 홈런이 나올 수도 있고, 시즌 내내 안 좋았던 선수가 단기전에 활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선수가 해주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확 올라간다. 그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는 선수들이 매 경기마다 나오는 것 같다."
-LG가 3-2로 앞선 9회초 1사 1루 이병규(등번호 7) 타석에서 문선재는 볼카운트를 착각하고 뛰었지만, 박민우가 실책을 하면서 득점을 올렸다. 박민우의 실책은 남은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박민우가 실책을 하면서 문선재의 실수가 굉장한 행운으로 돌아갔다. 오히려 1점 차였으면 봉중근도 편안하게 던지지 못했을 텐데, NC는 마지막에 실책으로 점수를 주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다운이 되지 않았나 싶다. NC 입장에서는 LG를 압박해서 9회말 찬스를 만들 상황있었는데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 선수는 실수를 했지만 행운이고, 한 선수는 실수를 한 게 팀에 뼈아픈 실책으로 돌아왔다. 똑같은 실책인데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다. 박민우는 아무래도 위축이 될 수밖에 없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실책을 해서 경기를 진 것과 이런 큰 경기에서 실책한 것과는 다르다. 그 점수가 뼈아팠다는 건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그걸 어떻게 본인이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문제다. 이번 시리즈 결과 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그 부분에 대해 본인이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해야 된다."
-양 팀의 불펜 싸움은.
"NC 불펜은 제 역할을 잘 해줬다. 김진성은 공이 조금 안 좋아 보였다. 직구, 변화구가 다 높게 형성되고 팔에도 조금 힘이 들어가 보였다. 컨디션이 좋아보이진 않는다. LG 불펜이 나왔을 때는 NC가 공략을 했는데, NC 불펜은 걱정보다는 결과적으로 잘 막아줬던 것 같다. 남은 경기도 3차전은 NC가 선제점을 뽑냐 못 뽑냐가 관건이다. 오늘 경기는 NC 입장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다. 3차전에서 초반에 선제점을 뽑지 못하면 더 쫓기면서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