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53) 한국 남자 카바디대표팀 감독은 아시안게임 사상 첫 메달을 자신했다. 카바디는 올림픽에선 볼 수 없다. 아시안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종목이다. '숨을 참는다'는 뜻의 힌디어인 카바디는 고대 인도의 병법에서 유래됐다. 술래잡기와 격투기를 혼합한 스포츠로 종주국 인도가 이 종목 최강이다. 인도에서는 크리켓, 필드하키와 함께 3대 스포츠로 꼽힌다. 1990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남자부 경기가 정식 종목이 됐다.
카바디는 한국에서 여전히 생소한 스포츠다. 8년 전 2006년 도하 대회에서 한국이 참가하지 않은 유일한 종목이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선 처음 출전해 예선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한국 카바디는 지난 4년 동안 실력이 급성장했다. 한국은 지난해 열린 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인도·파키스탄·이란 등과 함께 4대 카바디 강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결은 훈련량이다. 조재호 감독은 "다른 나라 선수들은 일주일에 사흘 훈련하는데 우리는 일주일 중 월요일만 쉬고 매일 훈련한다"고 밝혔다. "하루 훈련도 새벽, 오전, 오후, 저녁 훈련을 쪼개 6~7시간의 강도 높은 연습을 한다"며 "급성장의 비결은 연습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인도 국가대표 출신 스리니바스 레디 코치를 7개월간 초빙해 수준 높은 전술과 기술을 전수 받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한 팀에 7명씩 뛰는 남자 카바디는 가로 12.5m, 세로 6.25m의 코트 가운데에 줄을 긋고 두 팀이 공수를 교대로 반복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공격수 한 명이 적진으로 들어가 상대 선수를 손과 발을 이용해 터치하고 중앙선을 넘어 복귀하면 득점한다. 공격수는 숨을 쉴 수가 없다. 그래서 공격하는 동안 '카바디'를 계속 외쳐야 한다. 공격하는 동안 숨을 쉬는 게 심판에게 발각되면 공격수는 퇴장되고 수비팀은 득점과 공격권을 얻는다.
카바디는 속도가 생명이다. 조 감독은 "공격수가 상대 선수를 터치하고 재빠르게 도망쳐야 하기 때문에 스피드와 순발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스피드만으로는 카바디를 잘 할 수 없다. 공격수가 손과 발을 이용해 상대를 터치하는 과정에서 수비수들은 잡고 밀고 던지는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카바디는 공수 상황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 때문에 발목, 허벅지, 팔목 등의 부상위험이 매우 높은 스포츠다. 며칠 전에도 대표팀에 부상자가 생겼다. 안한기(30)가 눈을 다쳐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카바디는 체중 제한(남자 80㎏ 이하)도 있다. 거친 스포츠인 만큼 최대한 체급 차이를 줄여 부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조 감독은 "권투나 유도 선수들처럼 카바디 선수들도 경기 전 날 계체량을 통과해야 한다. 조 감독은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결승 진출 가능성은 자신있다. 메달 색깔이 문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