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디테일 수비 야구'가 살아났다. 그 중심은 넥센 MVP 후보 3인방이다. 방망이 대신 글러브로 LG의 기를 꺾어놨다.
넥센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한 넥센은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넥센은 역대 두 번째로 MVP 후보를 네 명 배출했다. 외국인 투수 밴헤켄과 함께 타선에서 박병호와 강정호, 서건창이 뽑혔다. 그런데 셋은 1~2차전에서 22타수 5안타에 그쳤다.
이날 경기에선 강정호가 분전했다. 2회 결승 솔로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로 맹활약했다. 박병호는 4타수 1안타, 서건창은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셋은 나란히 수비에서 탄탄함을 자랑했다. 5-1로 쫓긴 5회 2사 2, 3루에서 대타 채은성의 파울 타구를 잡아냈다. 머리 위로 날아가는 타구를 쳐다보지 않고 달려간 뒤 손을 쭉 뻗어 캐치했다. 안타 한 방이면 흐름을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호수비가 나온 것이다. 흔들리던 오재영이 마운드를 계속 지키면서 계투진을 아끼는 효과도 있었다. 이어 6회에는 강정호가 박용택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껑충 점프해 잡아냈다. 2루수 서건창은 강습 타구를 포함해 ?차례의 땅볼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넥센은 '디테일 야구'를 자랑한다. 그런데 28~29일 PO 1·2차전에서는 이틀 연속 아쉬운 내야 수비를 선보였다. 2차전에선 선발 밴헤켄이 0-1로 뒤진 5회 무사 1루에서 번트 타구를 잡은 뒤 송구 실책을 범했다. 이어 최경철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에 몰렸고, 후속 오지환의 타구를 1루수 박병호가 잡아 홈으로 송구했으나 포수 박동원이 공을 빠트리며 추가 실점했다. 팽팽한 한 점 차 투수전으로 진행되던 경기가 0-2로 벌어졌다.
1차전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넥센 내야는 1-0으로 앞선 3회 무사 1·2루에서 번트 자세를 하고 있던 LG 김용의가 강공으로 돌아서자 흔들렸다. 선발 소사가 김용의의 타구를 재빨리 잡았지만, 어디에도 공을 던지지 못하고 무사 만루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박용택에게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단기전에서는 수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넥센 MVP 후보 3인방은 연이은 호수비로 팀 승기를 가져왔다. 방망이가 아니더라도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