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칸국제영화제(72th 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진출작 '기생충(PARASITE·봉준호 감독)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기생충'은 21일 오후 10시(현지시간)부터 메인 상영관 팔레 드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진행된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통해 전세계 최초 공개됐다. 공식 상영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이선균·조여정·최우식·박소담·장혜진·이정은이 참석해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과 깊은 인연이 있는 틸다 스윈튼이 깜짝 참석, 봉준호 감독을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 감독의 전작 '설국열차' '옥자' 등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봉준호 감독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특히 '옥자'는 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틸다 스윈튼은 2년 전 봉준호 감독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공개된 기생충에 대한 반응은 역대급 그 이상이다. 현장에서 8분 기립박수가 터졌고, 기립박수를 넘어 모두가 '기생충'으로 하나되는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환호성은 ㄱ끊이지 않았고 "봉준호!"를 연호하는 관객부터 휘파람 소리로 뤼미에르 대극장이 들썩였다. 이선균과 조여정, 장혜진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박수가 쉽게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봉준호 감독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감사합니다. 여러분 밤이 늦었으니 이제 그만 집으로 갑시다. Let' go home!"이라고 센스 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06년 5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괴물'을 시작으로, '도쿄!' 61회 주목할만한시선, '마더' 62회 주목할만한시선, '옥자' 70회 경쟁부문에 이어 72회 '기생충'까지 본인 연출작으로 5번째 칸의 부름을 받았다.
베일벗은 '기생충'은 봉준호의 세계관을 집약시켜 놓은 작품이라는 설명. 매 작품마다 사회적 문제를 자신만의 색깔로 담아내며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한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그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보다 먼저 쏟아진 외신 반응은 감동에 환희까지 섞여있다. 수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디언은 ''기생충'을 보면 몸속에 덩쿨손이 들어오는 섬뜩한 느낌이 난다', 버라이어티는 '봉감독이 최고의 경지로 돌아왔다. 그는 분노한 톤으로 직설적으로 말하며 그 대상 역시 명확하다. 씁쓸한 계급간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할리우드 리포트는 '몰입도와 완성도가 높다. '살인의 추억' 이후 대한민국을 향해 성명을 발표하듯 던지는 가장 성숙한 봉준호 영화다'는 평을 남겼다.
또한 '기생충' 북미 개봉을 담당하는 네온(Neon)의 톰 퀸 대표는 "매우 재미있고 자극적이며 아름답게 만들어졌으며 보편적으로 깊이 울리는 영화다. 미국의 수준 높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것이다", 폴란드 Jakub Duszynski는 "거장다운 아슬아슬한 영화적 줄타기다. 봉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강렬한 스릴러가 잘 조화된 롤러코스터와 같다. 한동안 이렇게 대담하면서 참신한 영화를 보지 못했다. 칸영화제에서 이렇게 많이 웃고 긴장시키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다"고 흡족해 했다.
태국 Pattita Jittamont는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고 매순간 재미있고 가치가 있는 영화였다", 러시아 Tanya Dolzhenko "봉준호는 여전히 참신하고 환상적인 감독이다. 특유의 유머와 캐릭터에 대한 통찰이 느껴졌다", 브라질 Gracie P는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며 봉준호의 모든 트레이드마크를 갖고 있으면서도 놀랍고 중요한 주제들을 정말 많이 다루고 있다. '기생충'은 강렬한 작품이자 걸작이다"고 최고의 찬사를 표했다.
한편 '기생충' 팀은 22일 오전부터 빼곡한 공식일정을 소화한다. 10시30분 포토콜, 10시45분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오후에는 약 120분간 국내 취재진들과 본격적인 라운드 인터뷰에 응한다. '기생충'을 처음 공개한 소감과 평가에 대한 반응,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 등 '기생충'에 대한 보다 디테일한 이야기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