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프로야구 자유계약(FA) 시장에는 뛰어난 외야수가 6명이나 나왔다. 두산 베어스에서만 두 명이 나왔는데 좌익수 김재환(33)과 우익수 박건우(31)다.
김재환은 큰 구장인 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홈런왕(44개·2018년)에 오른 거포다. 최근 3시즌 동안 타율은 2할 후반대로 떨어졌지만, 2016년부터 6시즌 동안 15홈런 이상을 날렸다. 올해는 타율 0.274, 27홈런, 102타점을 기록했다. 어깨 힘이 약해 송구가 아쉽다는 평가지만 그의 장타 생산은 인정받고 있다.
박건우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7시즌 연속 3할 타율을 쳤다. 올해는 6홈런에 그쳤지만,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자릿 수 홈런을 기록했다.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두루 갖추고 있어 평가가 좋다. 외야 수비도 안정적이다.
김재환과 박건우, 둘다 어느 팀에 가든 주전으로 뛰며 팀에 보탬이 될 선수들이다. 그래서 원소속팀인 두산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반드시 두 선수를 잡는다는 기조를 세우고 준비하고 있다. 다른 구단에서 '오버페이(overpay·더 많이 지불)' 제시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두산은 이번 FA 협상에서 한화 이글스를 가장 큰 경쟁자로 여기고 있다. 한화가 가장 필요한 포지션이 외야수이기 때문이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아직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긴 어렵지만, 외부 수혈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화는 올해 외야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최인호, 노수광, 장운호 등은 붙박이 주전이 되지 못했다.
한화는 지난겨울에도 외야수 찾기에 전념했다. FA 시장에 나왔던 중견수 정수빈(31)에 대한 구애가 컸다. 유일한 FA 외야수 자원이었던 정수빈에게 4년 보장 40억원의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두산도 정수빈을 잡기 위해 6년 최대 56억원 조건을 내걸었다. 정수빈은 두산을 선택했다. 한화는 더 무리하지는 않았다. 올겨울에는 더 많은 외야수가 FA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또 두산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 두산 관계자는 "한화가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경쟁이 심해질 것 같지만, 우리 팀에서 함께한 선수들이니 꼭 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 두산의 기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에도 자금 여력이 되지 않아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 등 주전 선수를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