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18일 LG와 잠실구장에서 평가전을 가지며 나성범과 박병호, 강정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꾸렸다. 각자 평소 소속팀에서 주로 나서는 자리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나성범이 소속팀에서 주로 3번으로 나왔고, 그 타순에서 홈런이나 타점, 안타가 많았다. 김현수보다 나을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4번타자 박병호와 5번 강정호는 소속팀 넥센과 똑같이 앞뒤 타순을 맡았다. 류중일 감독은 "강정호와 김현수의 타순을 놓고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동안 병호와 정호가 소속팀에도 붙어 있어서 더 익숙할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3번타자로 나선 나성범의 방망이는 찬스에서 더 매섭게 돌았다. 그는 0-3으로 뒤진 3회말 무사 만루에서 신동훈의 4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날 첫 안타를 만루홈런으로 때려내며 3번타자 나성범으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7-3으로 앞선 8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최동환에게 우전 2루타를 치고 출루하며 공격에 앞장섰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에서 오른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우려를 샀던 강정호는 타석마다 불을 뿜었다. 0-3으로 뒤진 2회말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티포드에게 깔끔한 좌전 안타를 때려낸 강정호는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신동훈에게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6회 2사 3루에서는 윤지웅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 전 "강정호가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을 것이다"며 걱정했던 류중일 감독의 고민을 단번에 날려버리는 맹타였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 건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줘야할 박병호였다. 4번타자 박병호는 이날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4번타자는 홈런을 쳐줘야 하지 않느냐"며 박병호의 한 방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3구 삼진만 두 번을 당하는 등 아직까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2일 태국과의 첫 경기까지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나성범과 강정호가 완벽한 중심타선의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박병호까지 폭발할 경우 대표팀의 타선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