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홈런왕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홈런 1위 박병호(28)를 뒤쫓는 2위 강정호(27·이상 넥센)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강정호는 29일 목동 한화전에서 3-0으로 앞선 3회말 2사 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이태양의 4구째 높은 직구를 받아쳤다. 맞자 마자 홈런 임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커다란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서 떨어졌다. 올 시즌 29번째 아치이자 지난 27일 문학 SK전부터 기록한 3경기 연속 홈런포였다.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25개·2012년)을 훌쩍 넘은 강정호는 최고의 시즌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중이다. 7할이 넘는 장타율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타점부문에서도 선두 싸움을 하고 있다. 특히나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인 유격수로 뛰면서도 무서운 공격력을 뽐내는 점은 더 인상적이다. 그는 지난 1997년 이종범(당시 해태)이 세운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 30개에도 단 한 개의 홈런만을 남겨 놓고 있다.
그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면서 홈런왕 경쟁도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그는 29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 2위에 올라있다. 자신의 바로 앞 타석에서는 '4번타자'이자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와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병호도 이날 32번째 대포를 쏘아 올리며 격차를 3개로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강정호가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면서 두 사람의 경쟁이 더욱 재미있게 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한 팀에서 이런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게 감독으로선 나쁘지 않다. 두 선수가 공동 1등을 했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